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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미을 無경선은 당규 위반” vs “교본대로 전쟁하면 죽어”

입력 | 2016-03-07 03:00:00

[새누리 공천 갈등]




공천 내전(內戰) 상황인 여권의 관심은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의 ‘반격 시점’으로 모아지고 있다.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은 4일 1차 경선 및 단수·우선 추천지역을 ‘기습 발표’해 선제공격에 나섰다. 김 대표는 7일 최고위원회의에서 1차 발표 내용의 당헌·당규 위반 여부를 따질 계획이다.

하지만 이 위원장은 연일 거침이 없다. 6일에는 기자들에게 “여기서 만장일치로 올라갔는데 어떻게 할 거냐”며 “7일 최고위에서 (공관위 결정이) 반려될 리 없다”고 못 박았다. 이어 “선거는 전쟁이다. 전쟁이 났는데 교본대로 하면 죽는 것”이라며 “주류는 상향식 경선이다. 그러나 그거를 다 적용할 순 없다”고 했다. 그는 그러면서 “당헌·당규에 예외가 있다. 예외를 얼마나 적용할 것이냐는 현실에 맞게 해야 한다”며 “(상향식 공천) 원칙만 찾고 앉아 있다가 선거에서 지면 무슨 소용이 있느냐”고 반문했다. 상향식 경선과 단수·우선 추천을 병행하겠다는 뜻이다.

이 위원장이 이번 주 2차, 3차 발표를 통해 ‘현역 의원 물갈이’를 밀어붙일 게 확실시되는 상황에서 김 대표가 얼마나 강하게 제동을 걸지 주목된다. 공관위가 친박계 중진 의원을 1차 컷오프(공천 배제) 대상으로 삼은 데 이어 2차에선 비박(비박근혜)계가 포함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김 대표가 7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문제 삼을 대목은 단수 추천 남용 여부다. 공관위는 경북 구미을에서 김태환 의원을 탈락시키고 장석춘 전 한국노총 위원장을 단수 추천했다. 공관위는 김 의원 탈락 사유에 대한 기자들의 물음에 일부 언론에 보도된 ‘음주 소동’ 때문이라고 비공식적으로 설명했다. 문제는 김 의원 탈락보다 이 지역구에 예비후보가 9명이나 된다는 점.

김 대표 측은 6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경선 없이 장 전 위원장을 단수 추천한 것은 당헌·당규 위반 소지가 높다”고 지적했다. 3일 유출된 사전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장 전 위원장이 다른 후보들을 압도하지 못하는 걸로 나왔는데 사실상 당헌·당규에 없는 ‘전략공천’을 단행했다는 것이다.

김 대표 측은 청년 및 여성 우선 추천지역의 판단 근거도 면밀히 살펴보겠다고 벼르고 있다. 이 위원장이 이번 주 단수·우선 추천지역을 무더기로 추가 발표하면 김 대표의 상향식 공천 원칙은 뿌리째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당장 청년 및 여성 우선추천 지역으로 발표된 서울 관악갑과 경기 부천 원미갑의 예비 후보들은 이날 강하게 반발하는 등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공천이 유력한 후보들이 음주 전과나 사립학교법 위반 등 흠결이 있다는 주장이다.

경쟁력이 높은 현역 의원 가운데 일부는 단수 추천을 한 반면 일부는 경선에 붙여 ‘이중 잣대’ 시비 논란도 있다. 김 대표 측은 “경선 지역 중 사전여론조사 1위 후보가 배제된 지역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공관위가 이에 대한 명확한 기준을 제시하지 못하면 발표 결과를 뒤집을 수도 있다는 얘기여서 김 대표와 이 위원장 간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이재명 기자 egij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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