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1980년 신군부의 언론 통폐합 주도, 허문도 前국토통일원 장관 별세

입력 | 2016-03-07 03:00:00


제5공화국에서 허삼수, 허화평 씨와 함께 ‘3 허(許)’라 불리며 전두환 정권의 실세로 통했던 허문도 전 국토통일원 장관(사진)이 5일 별세했다. 향년 76세.

허 전 장관은 경남 고성 출생으로 부산고, 서울대 농대를 졸업하고 조선일보에 입사해 도쿄특파원, 외신부 차장을 거쳐 주일대사관 공보관을 지냈다. 1979년 12·12쿠데타 직후 신군부에 의해 발탁된 그는 중앙정보부장(현 국가정보원장) 특별보좌관과 비서실장, 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회 문화공보위원, 대통령비서실 정무제1비서관, 13대 국토통일원 장관 등 요직을 맡았다.

고인은 특히 1980년 11월 언론통폐합 조치를 주도했다. 전두환 정권이 ‘언론창달계획’이라며 전국 64개 언론사를 신문사 14개, 방송사 3개, 통신사 1개로 강제 통폐합하는 과정을 총괄했다. 이 때문에 ‘전두환 정권의 괴벨스’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그는 1989년 국회의 ‘5공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해서도 “언론통폐합은 잘한 일”이라거나 “전두환 대통령은 난세를 치세로 바꾼 영웅”이라고 주장해 파문을 일으키기도 했다. 이후 그의 정치 도전은 실패의 연속이었다. 1992년 14대 총선에 경남 충무-통영-고성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했지만 낙선했다. 16대 총선을 앞둔 2000년 자유민주연합의 공천을 받았지만 총선에 출마하지 않았다.

빈소에는 고인의 영정 양옆으로 전두환 전 대통령과 정의화 국회의장이 보낸 조화가 놓였다. 유족은 부인 이미경 씨와 2남 1녀. 빈소는 경기 성남시 분당서울대병원, 발인 8일 오전 6시. 031-787-1501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