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6명 양성 확인… 153명 치료 시급… 내원환자 조사 따라 감염자 늘어날 듯 완치 위해 1년간 최대 1000만원 필요… 피해자 치료-보상문제 화두로 떠올라
환자들이 C형간염에 집단 감염된 강원 원주시 옛 한양정형외과의원 원장 노모 씨(59)가 숨진 채 발견됨에 따라 피해자들에 대한 치료와 보상 문제가 화두로 떠올랐다.
보건복지부는 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주사기 재사용 의심 의료기관에 대해 일제 현장조사를 하고 역학조사를 통해 감염환자들을 찾아 치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구체적인 치료 대책과 보상 범위 등은 언급하지 않아 피해자들의 불안은 커지고 있다.
이날 원주시보건소에 따르면 한양정형외과의원을 다녀간 환자 가운데 306명이 C형간염 양성으로 확인됐고 이 가운데 153명은 시급히 치료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달 12일 보건당국이 발표할 당시의 양성 판정자 115명, 시급히 치료가 필요한 감염자 101명에 비해 급증한 수치다. 더욱이 내원 환자들에 대한 조사가 계속 진행 중이어서 감염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 원주시보건소는 감염 피해자들의 구제를 위해 다양한 방안을 논의해 왔지만 4일 노 씨가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되면서 피해자들이 보상받을 길이 막막해졌다. 피해자들이 정부 지원으로 치료를 받더라도 별도의 보상은 기대하기 힘들다. 민사소송을 거쳐야 하는 데다 노 씨의 유족이 상속을 포기한다면 이마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또 다른 구제방법으로는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 조정 신청과 손해배상금 대부 제도가 있지만 이 방안도 손해배상 의무자인 노 씨의 동의가 있어야 중재 개시가 가능해 진행 여부가 불투명하다. 유영민 원주시보건소장은 “감염자 가운데 막대한 치료비를 부담하기 힘들다며 하소연하는 이들이 많다”며 “정부 지원이 신속히 이뤄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노 씨가 사망했지만 감염 경로에 대한 수사는 계속 진행하고 있다. 자가혈주사시술(PRP) 과정에서 사용된 주사기나 원심분리기의 혈액 용기 등이 감염 원인으로 추정되고 있다.
원주경찰서 관계자는 “병원에서 사용된 원심분리기 2대를 압수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감정을 의뢰했다”며 “조만간 감염 원인이 밝혀지는 대로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