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실히 형제의 나라군요 ―대만·거대한 역사를 품은 행복의 나라(최창근·리수·2014년)
대만에서 유학 생활을 했던 저자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한국 국회의원들의 몸싸움에 관한 기사를 공유했다. 이를 본 대만 외교부의 한 외교관은 저자의 페이스북에 이 같은 댓글을 달았다. 국회에서 벌어지는 몸싸움이 대만인에게도 낯선 풍경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지금은 그 기억이 희미하지만 불과 20여 년 전만 하더라도 대만과 한국은 서로를 ‘형제의 나라’라고 불렀다. 대만의 국부인 장제스(蔣介石)가 생전 마지막으로 택한 해외 출국길이 광복 직후 한국이었고, 그를 기리기 위해 만들어진 타이베이의 중정기념관에는 주요 외국 인사의 사진에 박정희 전 대통령이 들어가 있다. 1950년대 중국과 대만이 맞붙었을 때 한국의 언론은 대만 편에 서서 이를 보도했다. 공산주의와 맞서 싸워야 할 운명의 최전선에 두 나라가 있었기 때문이다.
국내 출판계에도 대만에 대한 무관심은 마찬가지다. 대만의 문화와 사회에 대해 알 수 있는 신간 서적이 드물다. 비슷한 수준의 경제구조와 문화를 가지고 있지만 대만에 대한 연구가 턱없이 부족한 것이다. 다시 한국과 대만이 형제의 나라로 되돌아가는 것은 국제관계를 고려했을 때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지만 인근 국가에 대한 관심이 이토록 없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젊은 유학생이 쓴 것이라 대만에 대한 깊이 있는 분석까지는 없지만 이 책은 잊혀진 형제의 나라에 대해 알고 싶어 하는 사람에게 권할 만한 대만 입문서다.
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