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후지TV ‘오오쿠’ 특별판
최근 방영된 ‘오오쿠’ 특별판. 일본 후지TV 화면 캡처
당연하게도 이 좋은 소재를 사람들이 놓칠 리가 없다. 1960년대부터 꾸준히 오오쿠를 배경으로 한 드라마가 제작되기 시작했는데, 그중에서도 2000년대 ‘오오쿠’ 시리즈는 일본 사극의 전설 중 전설이다. 2003∼2005년 매해 새 시즌이 제작되고 2006년 영화판이 나올 정도로 인기를 끌었고 간노 미호, 나카마 유키에 등 톱스타들이 잇달아 출연했다.
1월 일본 후지TV에서 방영한 ‘오오쿠’ 특별판은 11년 만에 나온 오오쿠를 다룬 드라마다. 이 작품은 제11대 쇼군 도쿠가와 이에나리 시대를 배경으로 한다. 사와지리 에리카가 1편에서 오오쿠를 제 마음대로 주물렀던 후궁 오미요, 2편에서 쇼군의 첫사랑 격인 후궁 에토 역까지 1인 2역을 맡았다.
안타깝게도 2016년 특별판에서는 오토시요리의 역할이 두드러지지 않는다. 쇼군의 지시로 후궁의 뒷조사를 하는 정도에 불과하다. 그 대신 권력욕의 화신 오미요가 유일하게 사랑했던 여인 시마(1편), 쇼군을 사이에 두고 경쟁하며 에토의 배 속 아기를 유산시키기까지 했던 에토의 여동생 우타(2편)를 등장시켜 여자 간의 애증을 그렸다. 그 덕분에 드라마는 좀 더 야하고 끈적거리지만 예전 같은 불꽃 튀는 기 싸움은 느껴지지 않는다. 어딘가 맥이 빠지는 이유다. 화려한 의상과 세트는 옛날과 다름이 없는데, 알맹이만은 간데없다.
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