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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 테러단체’ IS 돈줄 말랐나…“경제 휘청, 붕괴 수순 밟을 것”

입력 | 2016-03-09 17:47:00


탁월한 비즈니스 수완으로 ‘부자 테러단체’로 불리던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돈주머니가 바닥나고 있다. CNN은 8일 “연합군의 집중 타격과 지역민 유출로 IS의 경제가 휘청거리고 있다. 아직 파산할 정도는 아니지만 천천히 붕괴 수순을 밟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IS는 경제적 기반을 제대로 갖춘 테러단체다. 점령지의 은행과 원유시설을 약탈하고 문화유산과 무기 등을 내다팔아 막대한 돈을 챙겼다. 2014년 6월 칼리프국가를 선포한 뒤 1년 동안 약 15억 달러(약 1조8200억 원)를 벌어들인 것으로 파악된다. 이 돈으로 주민들을 위한 무료 급식과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며 환심을 샀다.

하지만 최근 반년 간 이어진 연합군의 공습으로 석유 비즈니스가 위기에 몰렸다. 지난해 시리아와 이라크 내 점령지 40%를 잃으며 알짜배기 원유시설을 많이 빼앗겼다. 같은 해 11월에는 IS 원유 생산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데르 이조르에서 원유 트럭 283대가 폭격을 당했다. 그 결과 2014년 여름 하루 7만 배럴이나 되던 원유 생산량은 최근 2만 배럴까지 뚝 떨어졌다.

위기를 느낀 IS는 자구책 마련에 나섰다. 석유 운송차량 행렬을 60대에서 10대로 줄이도록 지침을 바꿨다. 수송도 비밀리에 한다. 대량으로 원유를 사면 할인 혜택을 주는 등 우수 고객에 대한 서비스도 개발했다. 하지만 상황은 녹록한 편이 아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최근 “휴전협정 이후 타지로 떠나는 주민들이 늘면서 주 수입원인 세수(稅收)가 급격히 줄었다. IS는 여전히 시리아 정부에 석유를 팔고 환전상을 통해 자금을 유통하지만 돈줄이 상당 부분 막힌 게 사실”이라고 전했다. IS는 현금 인출금액(10%), 물, 전기, 휴대전화 서비스(20%) 등에 세금을 매기고 있다.

연합군 공습에 따른 인력 손실도 커지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8일 IS를 지휘하던 아부 오마르 알 시샤니가 4일 시리아 북동부 알 샤다디에서 연합군 폭격을 맞고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체첸 출신인 시샤니는 30세에 불과하지만 전장을 누빈 경험을 바탕으로 군사 작전을 주도해 왔다. 지난해 11월 말에는 재무 담당 간부 3명이 연합군 공습에 숨졌다.

이설 기자snow@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