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문명 논설위원
김종인과의 갈등
박 대통령은 4·13총선을 통해 집권 3년 중간평가를 앞두고 있다. 2013년 성장률은 2.9%, 2014년 3.3%, 2015년은 2.6%였다. 새해 벽두부터 경제는 내우외환에 휩싸여 있다. 수출 생산 소비의 모든 지표가 위기경보를 울리고 있으며 대기업 중소기업 자영업 모두 “못 살겠다” 아우성이다. 국민은 대통령이 누구보다 열심히 하고 있고 북핵 위기로 정국 안정이 필요하다고 이해는 한다. 하지만 당장 먹고살기가 힘드니 어디에 하소연할 곳이 없다. 여야 모두를 향한 분노도 임계점을 넘어섰다. 성난 민심이 총선에서 어떻게 폭발할지 모른다.
3년간 박근혜 정부의 경제성적표는 한마디로 낙제점이다. 대선 공약이었던 ‘증세 없는 복지’는 축소 변형됐고 경제민주화는 슬그머니 ‘경제활성화’로 탈바꿈했다. 재정지출 확대, 금리 인하, 부동산 활성화를 주 내용으로 했던 ‘초이(최경환)노믹스’는 경제 기초체력은 늘리지 않고 정부와 가계를 빚더미에 올려놓았다는 비판이 높다.
작년 말 기준 가계부채는 1200조 원을 넘어섰다. 2012년 963조 원에 비해 3년 만에 200조 원 넘게 폭증했다. 집권 2년간 국가부채 증가액도 87조4000억 원으로 이번 정부가 가장 높다. “빚 부담을 줄여 집집마다 웃음소리가 나게 하겠다”던 대선 공약은 물론이고 “2017년까지 가계부채 비율을 5%포인트 낮추겠다”(2014년 2월 경제혁신 3개년 계획 담화)던 대통령의 약속이 무색하다.
“지도에 없는 길을 가겠다”고 외쳤던 최 부총리는 대통령 뜻에 따라 새누리당으로 복귀해 ‘진박 좌장’이 됐다. 과거에도 오만 독선 행보로 여러 차례 구설에 올랐던 친박 이 의원은 공천관리위원장으로 칼을 휘두르고 있다. 요즘 모임에 가면 ‘바른말도 못하면서 대통령 팔아 한 자리 챙기려는 사람들’을 성토하는 목소리를 듣기 어렵지 않다.
최경환, 이한구가 나대는 모습은 새누리당에 독(毒)이 될 수 있다. 두 사람이 서민과 청년 등 성난 민심의 표적이 될지도 모른다. 새해 벽두 정권교체를 가져왔던 대만 선거도 ‘경제’와 ‘청년들’ 때문이었다. 새누리당, 이러다 정말 ‘훅 간다’.
허문명 논설위원 angelhu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