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수용 논설위원
▷박근혜 정부의 첫 설화(舌禍)를 자초한 장관급 관료는 2013년 8월 세제 개편안 발표 때 “거위 깃털을 고통 없이 뽑으려는 취지”라고 사족을 달았던 조원동 당시 대통령경제수석비서관이었다. 5개월 뒤 개인정보 유출사태가 터졌을 때 현오석 당시 경제부총리는 “어리석은 사람은 일이 터지면 책임을 따지고 걱정만 한다”고 실언을 했다. 조 전 수석은 징세 원리를 설명하려 했고, 현 전 부총리는 개인정보 제공 관행의 문제점을 지적하려 했다지만 국민을 가볍게 여긴 실언이었다.
▷관료 출신이 포진한 1기 경제팀과 달리 정치인 출신이 2, 3기 경제팀을 장악하면서 현란한 수사를 동원한 정치적 감언이 늘어났다.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는 2014년 7월 “현 부동산 규제가 겨울에 여름 옷 입은 격”이라고 했다. 건설경기 부양을 시사하는 달콤한 말이었다. 안종범 경제수석은 올 1월 “역대 어느 정부도 하지 못한 경제민주화를 실천했다”고 자화자찬(自畵自讚)했다가 여론의 역풍을 맞았다.
홍수용 논설위원 legm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