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공천 경쟁]
“18곳 다 읽으려면 길다” 중간에 끊고 퇴장

횡설수설 경선지역 발표 홍창선 더불어민주당 공천관리위원장(왼쪽)이 9일 국회에서 20대 총선 1차 경선지역을 발표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9일 국회 기자회견장에서는 더불어민주당 홍창선 공천관리위원장의 ‘만담극’이 펼쳐졌다. 홍 위원장의 횡설수설에 당내에서는 “공천의 중요성을 알기는 한 것이냐”는 비판이 쏟아졌다.
1차 경선지역 발표를 위해 기자회견장에 들어선 홍 위원장은 “(카메라) 플래시가 꺼지지 않으면 발표하지 않겠다”고 운을 뗐다. 그는 “어제 보니 (기자들이) 밤늦게까지 퇴근하라고 해도 안 한다”며 “국회만 바뀌어야 하는 게 아니라 취재 관행도 바뀌어야 한다”고 했다. 8일 기자들이 공관위의 ‘2차 컷오프’ 대상 정밀심사 취재를 위해 자신을 기다린 것을 탓한 것이다. 이어 홍 위원장은 한참 동안 경선지역 발표와 무관한 이야기를 늘어놓았다. 자신의 공용 휴대전화 번호를 공개한 뒤 “이 번호로 가장 먼저 전화 건 사람에게 상을 주겠다”며 “빨리 해보라”고 다그치기도 했다.
홍 위원장의 ‘돌출 행동’에 당내에선 난감함과 분노가 교차했다. 한 보좌관은 “당사자들은 피가 마르는데, 칼을 휘두르는 공관위원장은 재밌게 하자니 어처구니가 없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홍 위원장은 “(받아들이는 게) 사람마다 달라서 기분이 나쁠 수도 있을 것 같다”고 해명했다.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