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격 연습 전 미네소타의 전설 토니 올리바(77)와 얘기를 나구고 있는 박병호.
KBO 리그 출신으로 포스팅시스템을 통하거나 자유계약(FA)으로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는 선수들은 계약조건에 구단부담으로 통역을 두는 것이 포함돼 있다. 마이너리그를 거쳤던 박찬호, 추신수, 김병현, 최희섭 등은 통역 없이 홀로서기를 했다.
10일 필라델피아와의 시범경기를 앞둔 미네소타 박병호는 해먼드 스타디움에서 통상적인 타격훈련을 했다. 그러나 그의 옆에는 통역 김정덕 씨가 없었다. 비자문제로 잠시 캐나다에 가 있어 박병호 혼자였다. 홈플레이트 뒤에서는 미네소타의 전설 두 명이 선수들의 타격훈련을 지켜보고 있었다. 7차례 아메리칸리그 타격왕을 지낸 로드 캐류(70)와 3차례 타격 1위를 차지했던 토니 올리바(77)였다. 메이저리그는 스프링트레이닝에 팀의 전설적인 선수들을 초청해 격려를 통해 한 수 지도를 하는 게 전통이다. 각 팀마다 다 실시하고 있다.
첫 로테이션 타격을 한 박병호는 명예의 전당 회원 캐류와 잠시 대화를 나눈 뒤 두 번째 배팅을 했다. 박병호에 따르면 “별 이야기는 아니었고 격려 차원의 대화였다”고 한다. 이어 올리바와는 긴 얘기를 나눴다. 배트를 들면서 나누는 폼이 타격 대화였다. 박병호는 “올리바는 내가 타격 후 왼손을 놓는데 자신은 끝까지 두 손을 배트에서 놓지 않았다”는 조언을 했다고 전했다.
박병호는 이날 필리스전에서 2회 첫 타석에서 루킹 스트라이트 아웃을 당했으나 4회 3루 강습안타, 6회 중전안타로 시범경기 첫 멀티히트를 기록했다. 중전안타 후 대주자 오스왈도 아리시아로 교체됐다. 김용달 전 LG 타격코치는 “6회 안타는 먹혔다. 힘으로 만든 안타다. 힘에서는 이미 검증이 된 것이나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데뷔전 3연속 삼진을 당한 뒤 서서히 적응하고 있는 박병호는 3연속 경기 안타와 함께 타율도 0.313으로 끌어 올렸다.
포트마이어스(플로리다)=문상열 통신원 moonsy1028@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