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겁없는 진화]유창혁 9단의 관전평 “이세돌답지 않은 手 안타까워”
10일 이 9단과 알파고 대결 2국의 유튜브 해설을 하던 유창혁 9단(사진)의 얼굴은 이 9단의 패배가 확실해지자 붉게 물들었다. 그 역시 ‘정말 인정하기 싫은 순간’이 오고 있다는 것을 느낀 것이다.
유 9단은 “이 9단이 알파고를 너무 많이 의식한 것이 1, 2국을 놓친 실질적 패착”이라고 말했다. 1국에선 알파고를 테스트하기 위해 너무 오버페이스를 했다면 2국은 알파고의 예상 밖 능력에 놀라 너무 움츠러들었다는 것이다.
유 9단은 특히 중앙 흑을 공격할 시점에 참고 1도 백 1, 3으로 한 점을 따낸 것이 ‘이세돌답지 않은 수’라고 질책했다. 여기선 ‘가’ 혹은 ‘나’로 공격해 흑을 몰아붙였으면 훨씬 유리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또 참고 2도 흑 1 때 백 2로 이어 승부를 걸지 않고 ‘A’로 물러서 흑에게 2의 자리를 허용한 것 역시 문제였다고 지적했다.
유 9단은 “심리적으로 위축된 이 9단이 2국에서 우세를 잡아놓고도 몸을 사리다가 ‘어, 어’ 하면서 진 것이 너무 아쉽다”고 말했다.
유 9단은 이 9단을 세계 최고수로 올려놓은 강점을 이후 대국에서 보고 싶다고 했다.
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