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계女 부회장 “부당대우” 진정… 연방 평등고용委 “조사착수” 통보 신임회장 ‘조직개편 후폭풍’ 인듯
한미 양국 상호 간 이해와 협력 증진을 목표로 1957년 설립된 미국 뉴욕 맨해튼 소재 비영리단체 코리아소사이어티(회장 토머스 번)가 성(性)차별 인종차별 논란에 휩싸였다.
9일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이 단체의 한국계 미국인 여성 부회장 K 씨(57)가 최근 “소수인종(한국계)이고 여성이란 이유로 비슷한 직위의 백인 남성들에 비해 부당한 대우를 받아왔다”고 연방정부 평등고용기회위원회(EEOC)에 진정서를 제출했다.
EEOC는 코리아소사이어티에 “K 씨가 제기한 인종 성별 연령 차별에 대한 조사에 착수하겠다”고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K 씨는 이 단체에서 20년 넘게 근무하며 한국 정부와 한국 기업에서 기금을 출연받고 한국 관련 대외협력 업무를 총괄해 왔다.
K 씨는 조직 개편 이후 자신의 업무 범위와 소속 팀원 규모만 크게 축소된 것은 ‘소수인종 여성’인 자신을 겨냥한 차별적 조치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이 소식통은 덧붙였다. 그러나 번 회장은 뉴욕총영사관 등에 “내 아내도 한국 사람이다. 그런 내가 한국계 여성을 차별하겠나. 조직 개편은 노동법 관련 변호사들과도 사전 협의를 마친 내용으로 법적으로 아무 문제 없다”고 해명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K 씨는 기자에게 “EEOC 조사가 진행 중이어서 구체적인 내용을 밝힐 순 없다”고만 말했다.
한국 정부의 한 당국자는 “K 씨는 번 회장을 코리아소사이어티로 영입해 오는 데 적극적 역할을 했던 인물이어서 (번 회장에 대한) 섭섭한 감정을 느끼는 것 같다”며 “사태가 악화되기 전에 양측이 대화를 통해 합리적인 타협점을 찾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뉴욕=부형권 특파원 bookum9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