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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민주, 정세균계 2명만 날리고… 친노 핵심엔 또 ‘무딘 칼’

입력 | 2016-03-12 03:00:00

[야권 공천 경쟁]
3차 컷오프 발표… 丁측 “공천 탄압”, 전해철 이미경 설훈 등 7명 보류
김성수 “현역 탈락 늘어날 수도”, 김한길 지역구도 남겨… 연대 여지
국민의당 “월급사장, 대주주 손못대”




더불어민주당이 11일 발표한 3차 컷오프(공천 배제)에서도 현역 의원은 2명에 그쳤다. 당 안팎에선 “결국 친노(친노무현) 핵심은 건드리지 못하고, 범(汎)친노로 분류되는 ‘정세균계’만 학살됐다”는 얘기가 나왔다.

○ 정세균계 격앙, 전병헌 “공천 탄압”

정세균 의원과 가까운 3선의 전병헌 오영식 의원이 공천 배제되면서 정 의원 측은 격앙된 분위기다. 전 의원은 “당의 위기 때 중심을 잡고 헌신한 대가가 공천 탄압이냐”고 성토했다. 공천관리위원회가 컷오프 이유로 꼽은 보좌진 비리에 대해 그는 “이미 법원 판결에서 저와 아무 관련이 없는 것으로 입증됐다”며 “승복할 수 없고, 재심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오 의원은 침묵 속에 거취를 고민하고 있다. 두 의원 외에도 ‘정세균계’로 분류되는 강기정 의원은 일찌감치 공천에서 배제된 상태다. 정 의원 측은 “핵심인 친노는 놔두고 주변만 건드리는 것”이라며 강력 반발했다. 일찌감치 불출마를 선언한 최재성 의원도 이날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를 만나 항의했다.

그러나 김 대표 측은 “두 의원의 컷오프는 전적으로 공관위의 결정에 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의도적인 게 아니라는 설명이다. 김 대표는 12일 열리는 정 의원의 선거사무소 개소식에도 참석할 예정이다.

○ 살아남은 친노 희비 엇갈리나

친노와 친문(친문재인)으로 분류되는 의원들은 전날 컷오프 된 정청래 윤후덕 의원을 제외하면 대부분 살아남았다. 문재인 전 대표와 가까운 김태년 홍영표 의원과 정태호 전 청와대 대변인은 공천이 확정됐다. 진성준 의원과 이목희 의원도 경선에 참여할 수 있게 됐다. 국민의당 문병호 의원은 “월급사장인 김종인 대표로선 더민주당의 대주주인 친노 핵심들을 손볼 수 없다는 사실만 재확인됐다”고 비판했다.

다만 친노 핵심인 이해찬(세종·6선) 전해철 의원(초선·경기 안산 상록갑)과 이미경(서울 은평갑·5선) 설훈(경기 부천 원미을·3선) 박혜자(광주 서갑·이하 초선) 서영교(서울 중랑갑) 정호준 의원(서울 중-성동을) 등 7명은 이날도 공천 결정이 보류됐다. 김성수 대변인은 “현역 탈락 지역이 더 늘어날 수 있다”고 했다. 이미경, 설훈 의원은 중진 정밀심사 대상에 포함됐다. 일부 의원은 ‘윤리 심사’에서 부적격 판정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의 공천 여부는 이르면 13일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당내에서는 ‘문재인 지도부의 악몽’이 떠돈다. 원외인 이용득 전 최고위원을 제외한 6명의 전직 최고위원 중 정청래 전병헌 오영식 의원은 공천에서 배제됐고, 추미애 유승희 의원은 경선을 치러야 한다. 주승용 의원은 아예 탈당했다. 당 관계자는 “불출마를 선언한 문 전 대표까지 포함해 자칫 전직 지도부 모두 국회로 돌아오지 못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고 했다.

한편 더민주당은 이날 국민의당 김한길 의원의 지역구인 서울 광진갑 공천 결정을 보류했다. 김 대변인은 “미발표된 일부 지역 중 앞으로 연대, 통합을 고려한 곳이 있다”고 했다.

전날 컷오프된 정청래 의원은 이날 “12일에 재심 신청서를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길진균 leon@donga.com·차길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