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10년과 1619년. 그가 두 번씩이나 나주목사로 부임한 사연이 감동적이다. 광해군일기에 따르면 백성들은 유석증이 임기를 마치고 떠난 뒤에도 “다시 내려보내 달라”는 간절한 상소와 함께 십시일반 모은 쌀 300석을 바쳤다. 그만큼 선정을 베푸는 청렴한 목민관으로 존경과 사랑을 한 몸에 받았던 것이다. 그가 두 번째로 부임하자 고을 사람들은 이번엔 유임을 위해 쌀 2000석을 모아 바쳤다.
▷나주시 강인규 시장의 부인이 2014년 여름부터 작년 말까지 관내외 행사 참석 때 사회복지과의 두 여성 공무원을 수행원처럼 200번가량 동원한 사실이 행정자치부 조사 결과 밝혀졌다. 2014년 6·4지방선거로 시장에 당선된 뒤 세금으로 월급 받는 공무원들이 이틀에 한 번꼴로 출장계까지 내고 시장 부인을 모시고 다닌 셈이다. 지방공무원 근무 규칙이나 복무조례 어디를 봐도 민간인 신분인 시장 부인의 수행이나 의전에 대한 규정은 없다. 상사 부인의 ‘행차’를 돕는 사이 이들의 빈자리는 누가 채운단 말인가. 남편의 사회적 지위를 이용한 부인의 갑질인지, 아니면 자신을 퍼스트레이디급으로 착각했던 순진함 탓인지 알 수가 없다.
고미석 논설위원 mskoh11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