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고의 3국에 대해 “거의 완벽했고 실수한 곳이 없었다. 같은 조건이면 나도 질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평가했다. 그는 “비록 후반부에서 일부 문제가 있었던 것 같지만 의미가 없다. 안정적으로 승리한 바둑이다. 전반부 역시 완벽했다”고 런민왕(人民網)과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런민왕도 “첫 번째 대국 때와 달리 세 번째 대국을 본 뒤에는 커제가 약간 동요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커 9단은 알파고와 대결하면 아주 세밀한 작전 계획을 세우고 약점을 연구하는 한편 자신의 기존 바둑에도 일부 변화를 줄 것이라고 말했다. 커 9단은 “내가 알파고에 도전하든 알파고가 나에게 도전하든 한 번 대국을 하고 싶지만 그래도 알파고가 도전해 오기를 원한다”며 “아직 대국 요청은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커 9단은 13일 4국에서는 연예스포츠 종합 포털인 ‘러스왕(樂視網)’에 대국 생중계에 나와 해설했다. 커 9단은 “알파고와의 대국을 잘 분석해 연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제대회 최연소우승 기록 보유자이자 이세돌의 호적수이기도 했던 중국의 구리(古力) 9단은 12일 인터넷포털 텅쉰(騰訊)을 통해 생중계된 대국 관전평에서 “(바둑 고수)한 개 부대는 괜찮겠지만, (이세돌 9단처럼)기사 한 명은 알파고의 적수가 될 수 없다. 최소 5명의 9단은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구리 9단은 “커제가 강하기는 하지만 역시 알파고를 이기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구리는 “절정기의 이창호 9단이나 (현대 바둑의 창시자로 존경받는 ‘기성(棋聖)’인) 우칭위안(吳淸源)도 모두 알파고를 이긴다고 말하기 어렵다”고 평가하고 “이창호, 우칭위안이 모두 바둑의 새로운 개념을 창조했듯 알파고 역시 새로운 사고 방식을 개척했다. 알파고를 본 바둑기사들의 마음에서는 이미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