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이세돌 3패 뒤 첫 승]누리꾼들 영화 주인공에 비유 응원 “알파고, 언젠가 스카이넷 될것”
영화 ‘터미네이터4: 미래전쟁의 시작’(2009년)에서 크리스천 베일이 연기한 존 코너. 인류 생존을 위해 인공지능 스카이넷에 맞서 싸우는 인물로 그려졌다. 동아일보DB
“드디어 기계를 이겼다. 이세돌이 인류 멸망을 지연시켰다.”
“터미네이터의 시대는 없다.”
영화에서 존 코너는 인류 생존을 위해 스카이넷에 맞서 싸우는 저항군 지도자로 그려진다. 스카이넷은 본래 군사 방어를 위해 개발됐지만 자기학습 기능을 통해 어느 순간 자아를 인지하게 된다. 정부는 스카이넷의 위험성을 뒤늦게 파악하고 없애려 하지만 이를 알아챈 스카이넷은 인간을 적으로 규정하고 핵전쟁을 일으킨다.
클라우드 컴퓨팅 기법으로 1200여 대의 컴퓨터와 연결된 AI 시스템 알파고는 얼핏 네트워크를 통해 모든 컴퓨터 시스템을 장악한 스카이넷을 연상시킨다. 반면 인간을 대표한 이 9단은 ‘단기필마(單騎匹馬)’로 알파고에 맞섰다.
앞서 이번 대국 전까지 누리꾼들은 알파고의 파죽지세에 깊은 우려를 표시했다. 여기에 “100년 내 인류가 인공지능을 갖춘 기계에 종속되고 결국 멸망당할 것”이라는 영국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의 주장까지 알려지면서 격한 반응이 쏟아졌다. 한 누리꾼은 ‘터미네이터의 등장이 머지않았다’는 제목의 글에서 “인간을 뛰어넘는 인공지능, 터미네이터에게 지배를 받는 게 허무맹랑한 이야기만은 아니다”라고 썼다. 이 밖에 “알파고가 언젠가 스카이넷이 될 날이 올 것” “알파고가 스카이넷으로 진화할 수 있다는 게 너무 섬뜩하다”는 내용의 글도 잇달아 올라왔다. 구글이 사명을 스카이넷으로 바꾼다는 패러디도 등장했다.
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