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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란듯 선거사무소 연 이해찬… 黨 “공천배제 내부 결론”

입력 | 2016-03-14 03:00:00

[총선 D-30/더민주 공천 내홍]지도부-친노 갈등 격화




지지자 달래는 전병헌 더불어민주당 전병헌 의원(3선·서울 동작갑)이 13일 재심 신청서를 제출하기 위해 서울 여의도 당사로 들어가기 전 지지자와 포옹하고 있다. 전 의원은 보좌진 비리 등을 이유로 공천이 배제되자 연좌제의 위헌 소지를 제기하는 등 불공정한 공천이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더불어민주당 공천관리위원회와 비상대책위원회가 친노(친노무현) 진영 좌장 격인 이해찬 의원(6선·세종)을 사실상 공천에서 배제하기로 하고 최종 결정을 김종인 대표에게 위임했다.

김 대표는 이 의원에게 스스로 당을 위해 용퇴할 수 있도록 시간을 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 의원이 출마 의사를 굽히지 않는다면 결단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김 대표는 이르면 14일 이 의원에 대한 공천 여부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이 관계자는 전했다. 그러나 김 대표는 ‘대안 부재론’과 ‘친노 진영의 조직적 반발’ 등을 고려해 막판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 이해찬 “정권 교체를 위해 정치 계속”


‘김종인표’ 현역 의원 컷오프(공천 배제)가 이어지면서 이에 대한 반발도 거세지고 있다. ‘불출마’ 압박을 받고 있는 이 의원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12일 선거사무소 개소식을 열며 정면 돌파에 나섰다. 이 의원은 개소식에서 “내년 대통령 선거에서 정정당당하고 의연하게 정권교체를 이뤄내야 한다. 정치의 끈을 놓지 못하는 이유는 바로 그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서도 “정권교체의 과제를 외면할 수 없다”고 했다. 이해찬계로 불리는 친노 진영 김현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김대중 대통령 모시고 정권교체, 2002년 노무현 대통령으로 참여정부 탄생, 2017년 정권교체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데 뭐가 문제죠?”라며 이 의원을 엄호했다.

김종인 체제의 ‘친노 솎아내기’가 계속되고 있지만 문재인 전 대표 측은 이렇다 할 반응을 내놓지 않았다. 문 대표 측은 “당을 김 대표에게 맡긴 이상 무슨 할 말이 있겠느냐”고 말했다. 김 대표도 “(문 전 대표도) 체면이 있는데 나에게 전화로 이러쿵저러쿵 얘기를 하겠느냐. 나도 그럴 필요가 없다”며 “당의 모습을 변화시키고 수권정당의 기틀을 다지겠다고 한 만큼 나는 거기에 충실할 뿐”이라고 말했다.

지지자 달래는 전병헌 더불어민주당 전병헌 의원(3선·서울 동작갑)이 13일 재심 신청서를 제출하기 위해 서울 여의도 당사로 들어가기 전 지지자와 포옹하고 있다. 전 의원은 보좌진 비리 등을 이유로 공천이 배제되자 연좌제의 위헌 소지를 제기하는 등 불공정한 공천이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 김종인표 컷오프에 조직적 반발 조짐

1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더민주당 경제콘서트 행사장. 김 대표가 인사말을 끝내고 행사장을 떠나려 하자 정청래 의원 지지자 10여 명이 김 대표를 둘러싸고 “정청래를 살려내라”고 고함치며 김 대표 측과 몸싸움을 벌였다. 이날 저녁 당 비상대책위원회가 열리고 있는 여의도 한 빌딩 앞에서는 세종시에서 상경한 이해찬 의원 지지자 100여 명이 “이해찬 공천 배제 모의를 중단하라”며 항의 시위를 벌였다.

공천이 배제된 전병헌 의원(3선·서울 동작갑)은 국회에서 지지자들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불공정 심사의 종결판”이라고 주장하며 재심을 청구했다. 11일 부좌현 윤후덕 최규성 의원에 이어 정청래 의원도 12일 재심 신청서를 당에 제출했다.

불출마를 선언한 친노 진영 최재성 의원은 간담회를 열고 “이종걸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가 단수공천을 받은 건 납득하기 어렵다”며 공정성 문제를 제기했다. 최 의원은 최근 김 대표를 만나 정청래 의원 구제 방안을 제안하기도 했다. 김태년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정 의원 공천 배제가) 잘못된 결정이라면 즉각 시정하는 것도 용기”라고 거들었다. 무소속 출마설이 도는 정 의원은 여전히 침묵을 지키고 있다. 다만 손혜원 홍보위원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정 의원이 통화에서 ‘제 인생 사전에 없는 단어가 이혼과 탈당이다’라고 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김 대표는 이날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재심 여부는 절차에 의해 하는 것이고, 나도 뾰족한 수가 있을 수 없다”며 선을 그었다. 더민주당은 13일 18곳을 시작으로 15일경 9곳, 16일경 23곳의 지역구 예비후보 간 당내 경선을 실시한 뒤 20일까지 지역구 공천을 완료할 계획이다.

길진균 leon@donga.com·차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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