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구글
인공지능 알파고와의 세기의 대국에서 3연패 끝에 첫 승을 거둔 이세돌 9단이 이 같은 말을 했다고 누나인 이세나 월간바둑 편집장이 밝혔다. 이세돌 9단이 3연패 후 첫 승을 거두면서 알파고의 기풍을 파악했다는 것.
이 편집장은 14일 ‘한수진 SBS 전망대’와 인터뷰에서 이세돌 9단이 3연패로 인해 낙심하지 않았냐는 질문에 “본인(이세돌 9단)은 1~3국을 통해 알파고의 허점도 발견했고 오히려 알파고에 대한 파악이 되면서 좀 더 해볼 만한 승부라는 자신감을 가지고 4국에 임했었다”고 답했다.
마지막 5국에 임하는 이세돌 9단의 자세에 대해선 “동생은 승패보다는 알파고 실력에 대해 좀 더 정확한 측정을 해줄 수 있는 그런 승부를 펼쳐 보이길 원하는 것 같다”면서 “멋진 승부를 펼쳐보여서 알파고가 아직까지는 인간이 충분히 해볼 수 있는 실력이라는 희망과 가능성을 제시하고 싶은 마음”이라고 전했다.
그가 5국에서 ‘흑으로 해보고 싶다’고 제안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중국식 룰에 따르면 흑은 백에게 7집반을 덤으로 주고 대국을 펼쳐야 한다.
이 편집장은 “중국식 룰에선 백이 더 유리하다고 보는 경향이 있다. 특히 알파고는 알고리즘적인 측면에서 그런 건지 몰라도 백을 선호한다고 느낀 듯 하다”면서 “인간이 아직 알파고에 밀리지 않는 실력이라는 걸 입증해 보이기 위해서 백을 내주고도 이겨 보이고 싶은 그런 마음이 강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한편, 전날 알파고를 상대로 백 불계승을 거둔 이세돌 9단은 5국을 앞두고 “제가 백으로 이겼으니 흑으로 한 번 해보겠다”고 제안했다. 구글 딥마인드는 그의 요청을 받아들였다.
백주희 동아닷컴 기자 juh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