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의 진화]
달을 향해 로켓을 발사하는 것을 의미하는 이 단어는 구글 안에서는 비밀 프로젝트를 일컫는 말로 통한다. 아폴로 11호가 1969년 7월 처음으로 달 착륙에 성공한 것처럼 인류의 새 장을 하나씩 열어 가겠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구글 인공지능(AI) 알파고가 이세돌 9단에게 처음 승리한 9일, 데미스 허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가 “우리는 달에 착륙했다”고 밝힌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AI는 구글의 수많은 문샷 중 하나일 뿐이다. 구글은 인류가 밤하늘 달을 보며 꿈꿨던 많은 상상을 현실로 만들어 내고 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앞서 가고 있는 구글 등 글로벌 정보기술(IT) 업체들의 행보를 그저 놀라워하거나 두려워하는 데 그쳐서는 미래 먹거리 전쟁에서 희망은 없다”며 “서둘러 따라잡는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 구글 X랩, 상상을 현실로
미국 캘리포니아 마운틴뷰 구글 본사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는 구글의 비밀 연구소인 ‘X랩’이 자리 잡고 있다. 1998년 차고에서 구글이라는 회사를 처음 세웠던 공동창업자 세르게이 브린과 래리 페이지가 2010년 이 연구소를 세웠다. X랩은 상상이 현실이 되는 ‘구글 월드’를 만들어 내는 원동력이다.
이외에도 구글은 사람과 유사한 휴머노이드 로봇과 우주 탐사 등 인류의 상상 속에 있어 왔던 기술들을 끊임없이 연구하고 있다. 자체 로봇을 개발하기 위해 구글은 2013년 보스턴 다이내믹스를 비롯해 우수 로봇 벤처기업 8곳을 사들였다.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완벽한 직립보행을 달성한 휴머노이드 ‘펫맨’을 내놓은 곳이다.
2014년 11월엔 연구 목적으로 미 항공우주국(NASA)의 기지 일부를 11억6000만 달러(약 1조4000억 원)에 60년간 임차한다고 밝혔다. 총 3000만 달러에 이르는 상금이 걸린 민간 달 탐사 경연대회인 ‘루나 X 프라이즈’도 2017년까지 진행한다.
○ 인류 최후의 과제, 영생에 도전
우주까지 향했던 구글의 도전은 결국 영생이라는 인류 역사상 가장 긴 과제로 이르게 될 것으로 보인다.
사실 구글은 건강하고 고통받지 않는 삶을 이미 오랜 시간 꿈꿔 왔다. 2014년부터는 유전자와 질병 간의 상관관계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또 당뇨병 환자들이 피를 뽑는 고통 없이 눈물로 혈당을 잴 수 있는 스마트 콘택트렌즈를 개발했던 라이프 사이언스를 별도 자회사로 독립시켰다. 알파고를 비롯한 AI가 가장 기여할 부분 중 하나도 헬스케어 분야다. AI의 의료 진단부터 스마트 수술 로봇에 이르기까지, 구글의 도전은 궁극적으로 ‘인간’을 향해 이어지고 있다.
곽도영 기자 now@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