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덕 산업부 기자
지주회사 부문은 합병 이전까지 SK그룹 계열사들로부터 받는 배당금과 브랜드 사용료 등이 주요 수입원이었다. 2007년 SK그룹이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한 뒤 SK㈜는 한 해 수천억 원씩 현금을 꼬박꼬박 챙겨 왔다.
합병 후 7개월여가 지나는 동안 SK㈜ 지주회사 부문은 완전히 다른 성격의 회사로 바뀌고 있다. 땅을 관리하면서 일정 비율의 소작료만 챙기던 지주가 직접 농사를 짓기 시작한 것이다.
조대식 SK㈜ 지주회사 부문 대표이사(사장)는 “지주사도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자체 성장을 이뤄내야 한다는 절박함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SK㈜ 지주회사 부문의 공격적인 행보를 최 회장과 분리해서 보긴 힘들다. 합병 전 지주회사는 SK C&C로부터 지배를 받는 구조였다. 최 회장이 직접 가진 지분은 없었다. 그러나 지주회사와 C&C가 합병하면서 최 회장은 통합법인 SK㈜ 지분 23.4%를 가진 최대주주가 됐다. 특수관계인 지분까지 더하면 30.9%다.
18일 SK㈜ 정기 주주총회에서는 최 회장이 2년 만에 등기이사로 복귀하는 안건이 상정돼 있다. SK㈜ 주요 주주인 국민연금이 반대 의사를 밝히고 있지만 지분이 8%대여서 우호지분이 많은 SK그룹 측 의도대로 될 가능성이 높다. 최 회장이 등기이사에 오르게 되면 지난해 말 불미스러운 일로 다소 움츠러들었던 그의 경영활동에 다시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는 이들도 많다.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 구글은 지난해 8월 지주회사인 알파벳을 설립했다. 이 회사에는 미래 첨단기술을 연구하는 ‘구글X’, 스마트홈과 관련한 ‘네스트’, 바이오 헬스케어 부문인 ‘칼리코’ 등이 포진하고 있다. 미래를 위한 장기투자가 필요한 부문은 지주회사가 직접 이끌어감으로써 동력을 떨어뜨리지 않겠다는 의지다.
김창덕 산업부 기자 drake0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