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D-28/속도내는 여야 경선]
○ 정치 1번지 승자는?
오 전 시장은 야권에 넘겨줬던 종로 탈환의 선봉에 서게 됐다. 그는 2000년 16대 총선 당시 서울 강남을에서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후보로 당선됐다. 이후 17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고 2004년 이른바 ‘오세훈법(개정 정치자금법)’을 주도해 통과시켰다. 이후 2006년, 2010년 서울시장 재선에 성공하면서 여권 내 차세대 대권 주자로 급부상했다. 그러나 2011년 무상급식에 반대하는 주민투표에 시장 직을 거는 승부수를 던졌다가 패하고 시장 직을 사퇴하면서 시련을 겪었다. ‘안철수-박원순’으로 이어진 야권 돌풍의 나비효과를 불러일으킨 정치적 책임 때문에 여권 내에선 미운털이 박혀 있었다.
종로에서 두 번째 당선을 노리고 있는 정 의원은 노무현 정부 산업자원부 장관을 지냈고, 열린우리당 의장, 민주당 대표 등 당내에서 주요 직책을 모두 거친 5선 중진이다. 전북 진안-무주-장수에서 4선 의원(15∼18대)을 지냈지만 19대 총선에서 당의 요청에 따라 지역구를 옮겨 친박계 핵심인 새누리당 홍사덕 후보를 누르고 ‘정치 1번지’ 종로에 민주당 깃발을 꽂았다.
최근 당내에선 최다선인 이해찬 의원(6선)을 비롯해 같은 5선의 이미경 문희상 의원 등이 공천 배제 대상이 되는 등 중진 물갈이 바람이 거세게 불었다. 하지만 정 의원은 이를 정면으로 돌파했다. 당내에서도 그의 의정 활동과 당선 가능성을 높이 평가한 것이다.
정 의원은 이번 20대 총선에서도 종로구민들의 선택을 받을 것이라고 자신하고 있다. 그는 통화에서 “처음부터 누가 상대 후보가 될지 개의치 않았다. 종로 승리를 통해 더민주당의 총선 승리를 이끌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다만 새누리당 강세 지역인 TK(대구경북), PK(부산경남) 지역 컷오프에서 살아남은 현역 의원이라도 경선을 통한 탈락자가 추가로 나올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앞선 경선에서 친박(친박근혜)계 3선 안홍준 의원(경남 창원 마산회원)과 비박계 재선 정문헌 의원(강원 속초-고성-양양)이 일격을 당했다. 당 핵심 관계자는 “최소한 3명의 추가 탈락자가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고 내다봤다.
컷오프(공천 배제) 칼날에서 살아남은 더민주당 현역 의원들도 여전히 불안감에 휩싸인 모습이다. 전날 발표된 경선 결과에서는 10명의 현역 의원 중 4명이 고배를 들었다. 40%의 탈락률이다.
이날부터 시작된 2차 경선(9곳)에는 이석현(5선·경기 안양 동안갑) 추미애(4선·서울 광진을) 홍익표(초선·서울 중-성동갑) 도종환 의원(초선·충북 청주 흥덕) 등 4명의 현역 의원이 포함됐다. 2차 경선 결과는 16일 발표된다. 이 밖에 설훈(3선·경기 부천 원미을) 이목희(재선·서울 금천) 박혜자(초선·광주 서갑) 진성준 의원(초선·서울 강서을) 등 13명이 추가 경선을 앞두고 있다.
당 관계자는 “경선을 앞둔 17명의 의원 중 최소한 5명 정도가 경선을 통과하지 못할 수도 있다”며 “컷오프된 의원까지 포함하면 현역 탈락자가 30명 수준으로 늘어날 것 같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