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BM 재진입체’ 공개 노림수는
고온 견디는 탄두 실험 사진 공개 북한 노동신문이 15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대기권 재진입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고 주장하며 보도한 모의실험 과정. 북한은 9일 미사일 탄두에 탑재될 것으로 보이는 원형 핵무기를 처음으로 공개한 데 이어 이날 ICBM용 대기권 재진입체를 공개하는 등 핵 위협 수위를 높이고 있다. 맨위 사진부터 노동신문이 공개한 탄도 로켓 전투부(미사일 탄두 부분) 첨두 모습, 대기권 재돌입 모의실험을 위해 고열을 가하는 장면, 고열을 견뎌낸 미사일 탄두 부분을 살펴보며 웃고 있는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 사진 출처 노동신문
○ 긴장 고조를 원치 않는 미중 겨냥 카드
최근 미국 당국자들을 만난 외교 소식통은 “미국은 북한 비핵화를 위한 강력한 제재도 중요하지만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 상태가 고조돼 북한의 추가 도발로 이어지지 않도록 막는 것도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의 이런 속내는 대화와 외교적 해법을 강조하는 미 정부 당국자들의 공식 발언으로 나타나고 있다. 전문가들은 김정은도 이를 간파했을 것으로 분석했다. 남성욱 고려대 교수는 “미국 중국 러시아에 빨리 현 상황을 해결하지 않으면 한반도에서 더 극한의 군사적 긴장 상태가 일어날 것이라고 협박하면서 제재 해제와 대화 국면을 유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 위성 아니라 미사일임을 스스로 폭로
외교 당국자는 “추가 핵실험과 재진입 기술 개발을 과시한 것은 그동안 자주권 목적의 인공위성 발사와 우주개발 주장이 허구임을 스스로 폭로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군 당국자도 “광명성이라는 이름의 위성 발사체 주장을 뒤엎고 스스로 ICBM 재진입 기술을 언급한 것은 김정은이 조급해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14일 밤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과의 통화에서 “북한이 유엔 안보리 결의를 전면 부인하고 지속적으로 도발하고 있는 상황에서 철저한 제재 이행에 집중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고 외교부가 15일 밝혔다.
윤완준 zeitung@donga.com·조숭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