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사업 진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전은 10일(현지 시간) 에콰도르 수도 키토에서 에콰도르 생산고용경쟁력조정부(MCPEC)와 에너지 신산업 분야 기술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번 MOU를 통해 한전은 키토 등 3개 도시의 고속도로 등 91개 지점에 공공용 전기차 충전소를 설치할 계획이다. 한전 관계자는 “신재생에너지, 대용량전기저장장치(ESS), 스마트그리드(지능형 전력망)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겠다”고 밝혔다.
한전이 국내외 대대적인 투자에 나설 수 있었던 것은 뼈를 깎는 내부 혁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한전은 노사 합의를 통해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21조 원의 부채를 줄였다. 2012년까지 5년 동안 순손실을 냈지만 경영혁신에 힘입어 2013년에는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각종 신산업 분야에 대한 투자가 조금씩 결실을 거두면서 지난해 영업이익은 10조8000억 원이라는 사상 최대의 실적이 예상된다. 서울 강남구 삼성동 본사 부지 매각이 큰 몫을 했지만 내부 혁신이 없었다면 이 정도 성과는 거두지 못했을 것이란 분석이 많다.
2020년 출범을 앞둔 글로벌 신기후체제는 한전에게 위기가 아닌 기회다. 조환익 한전 사장은 1월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은 정보통신기술(ICT)에 있어서 다른 나라보다 앞서 있고, 특히 에너지 산업과 융합이 빠르다”며 “신기후체제는 오히려 일자리를 창출하고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는 기회”라고 밝힌 바 있다. 전기업계의 맏형인 한전은 신기후체제 맞춤형 인재 양성을 위한 작업에 한창이다. 대한전기협회가 중심이 돼 정부와의 협의를 통해 ESS 분야 핵심 기능 인력을 연간 1000명씩 키워 낸다는 구상이다.
지역과 상생하는 새로운 모델을 만드는 것도 혁신의 일환이다. 광주전남혁신도시 본사 이전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된 만큼 앞으로는 에너지기업 유치에 주력해 혁신도시를 명실상부한 에너지밸리로 키워 내겠다는 구상이다. 단기적으로 2017년까지 200개 기업, 2020년까지는 500개 기업을 각각 유치할 계획이다.
한전 관계자는 “한전과 연계된 에너지기업들을 유치해 동반성장과 지역인재 고용 등에서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세종=손영일 기자 scud20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