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커뮤니티
이세돌은 이번 대회에서 매 경기마다 동일한 디자인의 셔츠를 입고 나왔다. ‘왜 그럴까?’의아해한 네티즌들의 눈에 들어온 건 오른쪽 손목 부분에 새겨진 자수였다. 보일 듯 말 듯 작게 수놓인 글씨는 LG전자의 스마트폰 모델 명 ‘G5’였다.
LG전자는 이번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에서 이세돌을 공식 후원했다. 따라서 이 9단은 LG전자가 제공한 의상과 스마트워치를 착용하고 출전했다.
이를 두고 네티즌들은 ‘LG의 수줍은 마케팅’ ‘마알못LG’(‘마케팅 알지 못하는’을 줄인 유행어), ‘겸손 마케팅’이라는 수식어를 붙였다. “후원사인데 왜 당당하게 홍보 하지 않느냐?”는 의문이다.
이유는 이세돌을 위한 배려에 있었다. LG전자는 “이세돌이 경기에 집중할 수 있도록 로고를 1㎝ 크기로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브랜드를 노골적으로 드러내지 않는 것 또한 LG의 전략적 마케팅 방법이라는 해석이 많다. 보이지 않는 선행으로 기업의 이미지를 끌어 올리는 방법이라는 얘기다. 과거에도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비슷한 사례가 심심치 않게 올라왔다.
LG전자의 이 같은 마케팅 방법이 부각되면서 심지어 이세돌의 머리스타일도 고도로 계산된 브랜드 홍보 아니냐는 우스갯소리 까지 네티즌들 사이에서 나온다.
의도가 어쨌든 LG전자의 이번 전략은 많은 홍보 효과를 거둬들이는데 성공한 ‘신의 한 수’가 됐을 것으로 보인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