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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AI연구 선구자’ 마쓰오 유타카 도쿄대 교수 인터뷰

입력 | 2016-03-17 03:00:00

“AI, 산업혁명 수준 변화 가져올 것… 그래도 결국 모든 것은 인간이 결정”




“인류는 기술 발전에 따라 삶의 패턴과 직업을 끊임없이 바꿔 왔습니다. 지금은 상상하지 못할 뿐, 새로운 일거리와 직업이 속속 생겨날 겁니다. 더 좋은 품질과 서비스를 추구하며 경쟁하는 인간의 본성은 바뀌지 않으니까요.”

일본 인공지능(AI) 연구의 선구자라 불리는 마쓰오 유타카(松尾豊·41·사진) 도쿄대 특임 준교수는 알파고가 이세돌 9단을 이긴 뒤 AI가 ‘대실업 사태’를 일으키고 인류에게 재앙을 가져올 것이라는 전망이 퍼지는 것은 지나치다고 지적했다.

마쓰오 교수에 따르면 AI와 로봇은 새 기회도 제공한다. 일손이 부족한 농가에 AI 로봇을 도입하면 ‘일당백’의 일꾼을 얻는 것과 같다. 건설 토목 분야에서도 AI와 로봇은 인구 감소 시대의 노동력 대체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결국 모든 것은 사람이 결정합니다. AI는 강력한 도구지만 사용하는 주체는 인간이죠. 전쟁이나 범죄에 사용하면 재앙이 되고 농업이나 생산에 활용하면 희망이 될 수 있습니다. 인류에게 지혜와 국제 협력이 절실한 시대가 올 겁니다.”

그러나 마쓰오 교수는 알파고에 대해 “경이적”이라고 평가했다. 그가 주목하는 것은 AI의 성장 속도다. 지난해 10월만 해도 바둑 소프트웨어 알파고는 아마추어 기사보다 조금 강한 정도였는데 불과 5개월 만에 이토록 강력해졌다는 것이다.

그는 AI 발전에 따라 인간 사회에 나타날 변화상은 산업혁명과 같은 수준이라고 진단한다. 인간의 일거리가 AI와 로봇으로 옮겨 가고 이에 따라 직업과 생활상도 변화한다는 설명이다.

“벌써 나가사키(長崎) 현의 관광지 하우스텐보스에는 로봇과 AI만으로 운영되는 무인 호텔이 성업 중입니다. 지난해 여름 미국 마스터카드가 ‘얼굴 인증’에 의한 결제 시스템 실험을 시작했는데 이 시스템이 진화하면 마트에서의 쇼핑 풍경은 확 달라질 겁니다.”

올해 초 일본 노무라종합연구소와 영국 옥스퍼드대 연구진은 앞으로 10, 20년 후엔 일본 인구의 절반이 종사하는 업무가 AI나 로봇으로 대체될 가능성이 크다는 연구 결과를 내놨다. 일본의 직업 601개를 대상으로 확률을 계산한 결과였다. 일반 사무직, 택시 운전사, 마트 계산원, 경비원, 빌딩 및 호텔 청소원 등이 대표적인 직업으로 꼽혔다.

하지만 아무리 AI가 똑똑해져도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일은 여전히 남는다. 마쓰오 교수는 AI 시대를 이겨 내는 직업의 특징으로 ‘사람의 감정과 직접 접해야 하는 일’, ‘같은 내용이 반복되지 않는 일’, ‘팔리는 물건을 만들어 내는 일’이라는 세 가지 포인트를 지목했다.

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


<인공지능이나 로봇에 질 가능성이 큰 직업>

일반 사무직, 역무원, 회계감사 관계자, 학교 교직원, 사무직 공무원, 카메라 조립공, 기계목공, 맨션 관리인, 급식조리사, 행정사무원, 은행창구 직원, 금속가공공, 금속프레스공, 경비원, 경리사무직, 검침원, 자동차 조립공, 신문 배달원, 슈퍼마켓 점원, 제빵공, 제분공, 측량사, 복권 판매인, 택시 운전사, 택배 배달원, 주차 관리원, 통관사, 데이터 입력 담당, 전기통신기술자, 전자제품 제조공, 전철 운전사, 도로 패트롤대원, 빌딩시설관리 기술자, 빌딩 청소원, 호텔 객실 담당, 우편사무원, 도로요금 징수원, 계산대 담당, 열차 청소원, 노선버스 운전사 등

<인공지능이나 로봇을 이길 가능성이 큰 직업>

아트디렉터, 아나운서, 애완견 훈련사, 영화감독, 배우, TV 탤런트, 카메라맨, 음악교실 강사, 학교 카운슬러, 관광버스 가이드, 클래식 연주가, 그래픽디자이너, 연예매니저, 경영컨설턴트, 게임크리에이터, 공업디자이너, 패션디자이너, 국제협력 전문가, 카피라이터, 작사가 작곡가, 의사(외과 산부인과 치과 소아과 정신과), 시나리오 작가, 경제학자, 사회학자, 심리학자, 사회복지시설 간병인, 교사, 보육사, 스타일리스트, 성악가, 소믈리에, 네일 아티스트, 바텐더, 미용사, 평론가, 프로듀서, 방송기자, 만화가, 레스토랑 지배인 등

자료: 노무라종합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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