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얼음 경기’ 팬들은 즐겁지만… “뒤집자” 총력전 펼치다 피로 누적 기나긴 페넌트레이스에 악영향… 2015년 하위 한화-롯데 ‘3점차’ 81회 상위 두산-삼성보다 8, 9경기 많아
미팅에서 주로 다뤄진 내용 중 하나는 ‘3점 차 이내 승부를 줄이자’는 것이었다. 의외였다. 치열한 접전 끝 승리는 지난 시즌 ‘마리한화’ 신드롬을 불러일으킨 일등공신이었다. 실제로 한화는 지난 시즌 3점 차 이내 승부에서 42승 39패로 재미를 봤다.
그럼에도 한화가 이 같은 결론을 내린 건 3점 차 이내의 치열한 승부를 자주하면서 누적된 피로가 기나긴 페넌트레이스에 악영향을 줬기 때문이었다. 더구나 지난 시즌부터 경기 수는 126경기에서 144경기로 늘어났다. 한화는 지난 시즌 올스타전이 열리기 전인 전반기에는 44승 40패를 거둔 반면 올스타전 이후 후반기에는 24승 36패로 부진했다.
1점 차 경기로 범위를 좁히면 한화의 고민은 더욱 깊어진다. 10개 구단 중 가장 많은 40경기가 1점 차 살얼음 승부였다. 10경기 중 3경기꼴로 1점 차 경기를 한 셈이다. 17승 23패로 승률도 반타작이 안 됐다.
경기를 뒤집을 수 있을 것이라는 계산에 총력전을 벌인 경기에서 패하면 그 후유증은 부메랑이 돼 돌아온다. 1패 이상의 의미가 있는 것이다. 지난해 9월 8일 한화와 LG의 경기가 대표적이다. 한화는 이날 경기에 로저스, 박정진, 권혁 등 주력 투수들을 모두 투입하고도 7-8로 패했다. 5시간 25분의 연장 혈투를 벌인 끝에 경기를 1점 차로 내준 한화는 이후 5연패에 빠졌고 가을야구 실패라는 성적표를 받아야만 했다.
꼬리도 길었다. 지난 시즌 1점 차 패배 다음 경기에서 한화의 승률은 47.8%로 kt, KIA에 이어 세 번째로 낮았다. ‘마리한화’ 신드롬이 시즌 후반에는 순위 추락으로 이어지는 독이 된 것이었다.
눈여겨볼 것은 삼성의 1점 차 승부는 28경기로 10개 팀 중 가장 적었다는 점이다. 강한 불펜을 앞세워 1점 차 지키기를 주로 할 것이라는 인식과 달리 삼성은 아슬아슬한 경기 자체를 만들지 않았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