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어떻게?]MBC 주말극 ‘가화만사성’으로 돌아온 원미경
‘가화만사성’ 촬영장에서 만난 원미경의 얼굴에서는 세월의 흔적이 묻어났다. 그는 “나이 드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다. 나와 동시대를 살았던 분들이 나를 보고 원미경도 우리와 함께 늙어간다고 느낄 수 있다면 정말 좋겠다”고 했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아이 셋 키우는 게 만만치 않잖아요. 한국에 있을 땐 아이들에게 세세한 관심을 못 줬는데 밀린 숙제를 한 거죠. 그만큼 재미도 있었어요. 왜 그런 거 있죠. 애들 성적이 올랐을 때 부모로서 느끼는 즐거움이 엄청나거든요.(웃음)”
처음부터 미국 정착을 생각한 건 아니었다. 1년 어학연수 겸 여행을 목적으로 갔던 것이 지금까지 이어지게 됐다. 드라마 PD로 ‘애인’ ‘눈사람’ 등을 연출했던 남편 이창순 씨는 현지에서 신학을 공부해 현재 전도사로 활동 중이다.
“둘째 딸이 먼저 연기를 권했어요. 나는 남편을 도와 선교만 하려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아이들은 뭔가 변화를 원했나 봐요. 나중에 딸이 그러더군요. 엄마는 그동안 우리에게 충분히 잘했다고.”
1979년 영화 데뷔작 ‘청춘의 덫’에 출연한 원미경. 원미경은 이 영화로 대종상 신인여우상을 받고 스타덤에 올랐다. 한국영상자료원 제공
한국을 떠난 사이 변한 것도 많지만 변하지 않은 것도 있다. “밤새우며 촬영하는 문화나 배우와 스태프가 쉴 장소가 없는 건 여전하더군요. 한류라고 소문만 무성했지 똑같아서 실망했죠.”
오랜만에 복귀했지만 주름을 지우려고 따로 애쓰지 않는다. 서민 배역의 특징상 스타일리스트도 불필요하다고 했다. 과거 귀를 뚫은 후 노인 역을 못 할까봐 전전긍긍했다는 그는 “배우는 물과 같다. 그릇에 따라 그 모양을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앞으로의 계획은 ‘미지수’다. 작정하고 복귀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이후 계획도 잘 모르겠다고 했다. 다만 요즘엔 “미국의 가족이 그리워 조금씩 시름시름 앓고 있다”고. 그럼에도 새로운 배역에 대한 기대는 은근히 내비쳤다.
“우리 딸이 나보고 악역 한번 해보면 좋겠대요. 세련되면서도 못된 시어머니 같은 거? 진짜 배우 같은 모습을 보고 싶은가 봐요.”
:: 원미경 말말말… ::
A. 글쎄 그게 특별한 일인가요? 우리는 평범하게 연애했어요.
여의도 MBC 비상구 계단에서 데이트하던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결혼 29년째네요.
Q. 1980년대 섹시 스타?
A. 에이, 난 청순미란 얘긴 들었는데 그 얘긴 첨 듣네. 그때 좀 그렇게 불러주지.
Q. 다시 만난 팬들에게.
A. 그냥 예쁘게 봐주면 좋지 뭐. 근데 뭐 내가 열심히 해야 그렇게 봐주시겠지. 못하면 저건 왜 돌아왔나 하시지 않을까요.
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