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개성공단 전면 중단 조치 이후 북한이 공단을 폐쇄하면서 입주 기업들이 가지고 나오지 못한 완제품들이 북한 장마당으로 흘러들어가 유통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최근 중국을 방문한 평양 주민을 인용해 “양말과 신발 등 개성공단 물건 몇 가지가 (장마당에서) 판매되는 것을 목격했다”며 “그 외에도 많은 물건들이 (북한) 전국에서 팔리고 있을 것”이라고 17일 보도했다. 이 주민은 자신이 잘 아는 “개성 장사꾼 창고에 개성공단에서 만든 고급 여성구두가 잔뜩 쌓여 있었다”고 말했다고 한다. 그는 “이런 구두라면 북한에서 최소 50달러는 줘야 살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북한 근로자의 평균 임금은 북한 돈으로 4000~8000원 정도다. 북한의 시장 환율은 1달러 당 약 8000원이다. 평균 임금은 암시장에서 달러로 많아야 1달러다. 평양 주민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개성공단에서 유출된 구두가 북한 근로자 임금의 25~50배 가격에 팔리고 있는 셈이다.
RFA는 또 함경북도 주민을 인용해 “개성 장사꾼들이 폐쇄된 개성공단에 계속 드나들고 있다”며 “이는 개성공단에서 완제품들이 유출되고 있다는 뜻”이라고 풀이했다. 이 주민은 “군부대가 조직적으로 돈주들에게 물건을 팔아먹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통일부 당국자도 “개성공단에 사람들이 드나들고 있는 것은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