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kg 안팎 ‘소형위성 전성시대’
조만간 ‘소형위성 전성시대’가 도래할 것으로 보인다. KAIST 인공위성연구센터는 ‘차세대소형위성’(위쪽)을 내년에 우주로 발사해 우주 폭풍, 별 탄생의 역사 등 우주 과학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다. ‘원웹’은 내년부터 소형위성을 띄우기 시작해 2019년까지 648개를 발사하고 전 세계를 하나의 무선 네트워크로 묶을 계획이다. KAIST 인공위성연구센터·에어버스 제공
○ 저비용으로 고성능 내는 차세대 소형 위성
차세대 소형 위성은 태양전지판을 한쪽에만 달아 비대칭으로 설계했다. 채 단장은 “망원경으로 우주 관측을 할 때 태양전지판이 가까이 있으면 간섭이 생길 수 있어 태양전지판이 한쪽에만 있는 설계가 적합하다”고 설명했다.
한국은 지난해 3월 발사한 다목적 실용 위성 ‘아리랑 3A호’의 국산화율이 90%에 달할 정도로 중대형 위성에서는 독자 개발 시대에 접어들었다. 국내에서는 500kg 이상을 중대형 위성으로, 100kg 내외를 소형 위성으로 구분한다. 10kg 정도로 작은 큐브 위성, 나노 위성 등은 초소형 위성으로 부른다. 중대형 위성 기술이 무르익은 상황에서 굳이 소형 위성을 추가로 개발하는 이유가 뭘까.
채 단장은 “소형 위성 시장에서는 ‘중대형 위성의 20% 비용으로 80%에 달하는 성능을 낸다’는 말이 있다”며 ‘가격 대비 성능’을 강조했다. 또 “위성에 들어갈 부품을 개발한 뒤 소형 위성을 통해 우주에서 검증하면 중대형 위성에도 바로 적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차세대 소형 위성은 두 가지 임무를 맡고 있다. 먼저 우주폭풍을 연구하고 별 탄생의 역사를 규명하는 우주과학 연구를 진행한다. 우주 환경에서 국산 위성 부품을 검증하는 테스트베드 역할도 한다. 이를 위해 차세대 소형 위성에는 차세대 우주용 고속 처리 장치, 3차원 적층형 대용량 메모리, 고속·고정밀 별 추적기 등이 함께 탑재된다.
○ 상업용 위성시장, 소형 위성으로 재편 중
최근 위성용 부품을 소형화하는 기술이 발전하면서 상업용 위성의 패러다임이 소형 위성으로 바뀌고 있다. 소형 위성의 강점은 인터넷이나 통신 분야에서 더욱 잘 드러난다. 소형 저궤도 통신위성은 중궤도나 정지궤도 위성보다 지구에 가까이 있어 데이터를 주고받는 시간이 짧고 지상의 광케이블망보다 설치하기 쉽다. 기존 정지궤도 위성을 이용할 때 가격이 비싸고 약한 신호를 받기 위해 지상 송신기를 크게 만들어야 했던 단점을 극복할 수 있다.
2014년 설립된 원웹도 무게 130kg의 소형 위성 648개를 1200km 상공에 올려 세계를 무선 네트워크로 묶겠다는 구상을 내놨다. 원웹은 지난해 1월 버진갤럭틱과 퀄컴의 투자를 이끌어 냈으며 6월에는 에어버스와 소형 위성 설계·제작을 위한 협정을 맺었다. 내년에 위성 발사를 시작해 2019년 운용한다는 계획이다.
배태민 미래창조과학부 거대공공연구정책관은 “‘우주 개발 중장기 계획’에 따르면 한국은 2040년 차세대 소형 위성을 8호까지 개발할 계획”이라며 “아리랑위성이나 차세대 중형 위성 같은 중대형 위성은 지구 관측이나 기상 등 국가적 수요를 채우기 위해 활용하고, 차세대 소형 위성은 과학 임무와 위성용 부품을 사전 검증하는 데 쓰겠다는 두 가지 전략을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재웅 동아사이언스 기자 ilju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