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신 前서울고검장 14일 별세… 유족들, 고인 뜻 따라 ‘조용한 장례’ 지인들 “소신 잃지 않은 강직한 검사”
14일 별세한 ‘청와대 파견 1호 검사’ 서정신 전 서울고검장(사진)의 부음이 18일 한 일간지에 ‘사후 부고’로 실려 뒤늦게 알려졌다. 향년 76세.
유족들은 “(고인의) 지인분들이 장례식에 참석하지 못하시어 섭섭해하심에 유족들이 마음을 담아 이해를 구합니다. 고인의 유지에 따른 바이니 너그러이 받아 주십시오”라며 부음을 알리지 않은 것에 대해 신문 광고란에 양해를 구했다.
노태우 정부 때 법무부 차관, 대검찰청 차장을 지내고 서울고검장을 끝으로 검찰을 떠났다. 검찰총장 후보로도 거론됐으나 뜻을 이루지 못했던 고인은 서울고검장 취임식에서 “반갑습니다, 잘해 봅시다”라고 10초 만에 취임사를 끝낸 일화도 있다.
전직 검찰 고위간부들은 서 전 고검장을 “소신 있고 고집 있는 검사다운 검사”라고 평했다. 법무부와 대검의 주요 보직에서 5년여간 서 전 고검장과 함께 근무한 송종의 전 법제처장(75)은 “검찰 사상 가장 강직하고 고고한 검사였다. 하늘이 두 쪽 나도 그르다고 판단되면 누가 뭐라고 하든 절대 하지 않는 인물”이었다고 회고했다. 김진환 형사정책연구원장도 “검도로 자기 수양과 단련을 해 오신 곧은 검사의 표상”이라고 전했다.
서 전 고검장은 최종영 전 대법원장, 김현웅 법무부 장관의 부친인 김수 전 국회의원, 지난해 작고한 박상천 전 법무부 장관, 정구영 전 검찰총장, 박희태 전 국회의장, 김앤장 법률사무소 이재후 대표변호사, 황주명 법무법인 충정 대표변호사 등과 고시 13회 동기다.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