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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독도·위안부 왜곡 교과서로 日미래세대 키워서야

입력 | 2016-03-19 00:00:00


내년부터 일본의 고교 1학년생이 배우게 될 사회과 교과서 35종 중 27종(77%)에 ‘다케시마(독도의 일본식 이름)는 일본 고유의 영토’ ‘독도를 한국이 불법 점령하고 있다’는 표현이 들어간 것으로 확인됐다. 어제 일본 정부가 발표한 고교 교과서 검정조사심의회 검정 결과에서 드러난 사실이다. 일본 정부는 이런 표현을 안 쓴 교과서에 수정을 지시해 2014년 초등학교, 2015년 중학교에 이어 이제 일본의 초중고교생 모두가 “독도를 한국이 불법 점령했다”고 배우게 됐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에 대해서도 일부 교과서는 ‘위안부로 끌려갔다’는 표현을 ‘위안부로 전지(戰地)에 보내졌다’로 바꾸어 강제성을 희석시켰다. 아베 신조 총리는 작년 12월 일본 외상이 대신 읽은 위안부 피해자 문제 관련 발표문을 통해 “위안부 문제는 당시 군(軍)의 관여하에 다수 여성의 명예와 존엄에 상처를 입힌 문제로 일본 정부는 책임을 통감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교과서 검정 신청이 작년 상반기에 이뤄졌기 때문에 한일 합의 내용이 포함되지 않았다고는 하지만 잘못 주입된 인식을 어떻게 바로잡을 것인가.

한일 양국은 작년 12월 위안부 피해자 관련 협상을 타결해 경색된 한일 관계에 돌파구를 열었다. 그러나 일본이 독도와 역사 문제에서 퇴행적 행보를 계속하면 관계 개선 움직임도 얼어붙을 수 있다. 특히 자라나는 세대에게 잘못된 영토와 역사의식을 주입하는 것은 미래의 한일 관계를 위협하는 암초를 만드는 일이다. 북한의 잇따른 핵·미사일 도발로 동북아 긴장이 높아지면서 한미일 3국의 협력이 한층 중요해진 시점에 한일 관계가 다시 뒷걸음치는 것은 두 나라 모두에 바람직하지 않다.

정부는 독도를 분쟁지역으로 국제사회에 인식시키려는 일본의 전략에 말려들지 않으면서도 일본의 영유권 주장의 부당성을 알리는 노력을 지속적으로 해야 한다. 위안부 문제에 대해서도 한일 양국 간 합의 정신이 훼손되지 않도록 일본을 설득하고 압박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