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D-23/역풍 맞은 친박]
○ 수도권에서 ‘박심’ 역풍 부나
현역 의원을 제외하고 박근혜 정부 들어 청와대에서 비서관급 이상으로 근무한 경력이 있거나 부처의 장관 등을 지내는 등 ‘진박(진짜 친박)’으로 분류되는 후보 중 20일 현재 공천 여부가 결정된 사람은 15명이다.
이한구 경선결과 발표 새누리당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오른쪽)이 20일 서울 여의도 새누리당사 기자실에서 총선 후보 경선 지역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한 뒤 자리를 뜨고 있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여권 일각에서는 여권 계파 갈등에 대한 유권자들의 실망감이 커진 상황에서 박 대통령과의 친분이 오히려 친박(친박근혜)계 후보들에게 부메랑이 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박명호 동국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친박계 주도의 공천에 대한 반감, 지역과의 연고 및 친근감이 상대적으로 떨어진 게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총선 후보 등록(24, 25일)이 초읽기에 들어간 상황에서 이런 분위기가 이어질 경우 총선 본선에서도 여당 후보들이 힘겨운 싸움을 벌일 것이라는 우려가 당내에서도 나오고 있다.
○TK에서도 친박계 낙천 잇따라
하지만 결과적으로 박 대통령의 행보는 여당 경선에서 위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특히 정무특보 출신의 김재원 의원(경북 상주-군위-의성-청송)이 경선에서 진 건 청와대에 뼈아픈 대목이다. 원내수석부대표를 지낸 김 의원은 당과 청와대를 잇는 가교 역할을 하면서 “청와대의 심중을 가장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는 의원”이라는 평가를 받아 왔다.
김 의원이 공천 경쟁에서 탈락하면서 ‘삼권분립 침해’ 논란을 무릅쓰고 대통령정무특보로 위촉됐던 현역 의원 3명이 모두 공천을 받지 못했다.
경북 영양-영덕-봉화-울진에 출마한 춘추관장(대통령보도지원비서관) 출신 전광삼 예비후보는 강석호 의원에게 경선에서 졌다. 전 전 관장은 18대 대통령직인수위 실무위원, 청와대 대변인실 선임행정관 등을 지낸 친박계 인사다. 반면 강 의원은 김무성 대표 체제에서 사무1부총장을 지낸 ‘친김(친김무성)계’ 의원으로 꼽힌다.
박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인 대구에서는 서구에 출마한 윤두현 전 대통령홍보수석이 유 의원과 가까운 김상훈 의원에게 경선 끝에 고배를 마셨다. PK(부산경남) 지역에서도 경남 사천-남해-하동에 도전했던 최상화 전 춘추관장이 여상규 의원에게 경선에서 패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