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파리에는 동네서점이 아직도 남아있다. 파리 15구는 한국인이 많이 사는 동네다. 그곳 콩방시옹 거리의 ‘르 디방(Le Divan)’이란 서점에 갔을 때 인상 깊었던 것은 서점 사서들이 신간을 직접 읽고 소감을 짧게 손으로 적은 쪽지를 신간에 꽂아놓는다는 사실이었다. 서양의 서점은 독서클럽으로 시작했다. 우리의 짧은 근대사에는 독서클럽이란 부분이 생략돼 있다. 그래서 서점을 책을 파는 곳으로만 여기지 책에 대한 느낌을 주고받는 곳으로는 여기지 않는다.
▷한국이 주빈국으로 참가한 ‘2016 파리 도서전’이 17일부터 파리 베르사유 전시장에서 열려 나흘간의 일정을 마치고 그제 막을 내렸다. 공식 개막 전날인 16일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이 전시장을 방문해 3시간 가까이 머물면서 작가, 출판인들과 얘기를 나눴다고 한다. 마뉘엘 발스 총리도 찾았다. 주무장관인 오드레 아줄레 문화장관은 두 번이나 왔다. 서울국제도서전에는 대통령은커녕 문화체육관광부 장관도 오지 않는 경우가 많다.
송평인 논설위원 pi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