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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의 미래, 낙동강시대]서부산 글로벌시티, 미래를 향한 큰 문이 열린다

입력 | 2016-03-23 03:00:00


《# 2030년 5월 1일 가덕도 신공항에 최신 여객기가 꼬리를 물고 내린다. 이날부터 10월 말까지 부산 강서구 맥도에서 ‘인간·기술·문화 미래의 합창’이라는 주제로 열리는 ‘2030 등록엑스포’에 참가하는 세계 각국의 인사들이 탄 비행기다. 이들은 하늘에서 바라본 서부산의 모습에 입을 다물지 못한다. 바다를 매립해 건설된 신공항 바로 옆 신항만에는 대형 컨테이너 선박들이 쉴 새 없이 드나든다. 거미줄 교통망에는 차량이 줄을 잇는다. 근처 녹산·신호공단과 항만배후도시, 국제산업물류도시와 에코델타시티, 명지신도시와 연구개발특구는 이곳이 메갈로폴리스의 중심임을 자랑한다. 낙동강의 기적이 그림처럼 펼쳐진다.》

‘위대한 낙동강 시대’ 부산의 미래를 열어갈 광활한 서부산 전경. 부산시 제공


“낙동강을 낀 ‘서부산 글로벌 시티’는 부산의 미래이자 동북아의 관문입니다.”

서병수 부산시장은 “서부산 개발은 부산 발전의 대전환점을 마련하기 위한 ‘그랜드 플랜’”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해 12월 이 계획을 발표한 뒤 시간만 나면 서부산 현장을 찾고 있다.

그랜드 플랜


부산시는 최근 서 시장의 큰 그림을 뒷받침 할 서부산 글로벌시티 그랜드 플랜 관리운영계획을 확정했다. 이에 따르면 2030년 부산은 세계 도시 30위권과 주민소득 5만 달러대 진입이 목표다. 발전 전략은 환동해권과 환황해권을 포함한 글로벌도시(World), 주민 1000만 명과 함께하는 상생발전(Wide), 동부산과 서부산의 균형발전(West)이 3대 축이다.


계획의 범위는 낙동강 하구지역인 강서구, 사하구, 사상구, 북구를 포함한 437km²다. 현재 이들 지역의 인구는 98만여 명으로 부산 인구의 27.8%, 면적은 38.8%를 차지하고 있다. 계획이 끝나는 2030년에는 인구가 130만 명이 넘을 것으로 보인다.

사업은 2020년까지 1단계, 2025년까지 2단계, 2030년까지 3단계로 나눠 43개 단위 사업별로 추진된다. 이 중 가덕 신공항 건설과 2030 등록엑스포 개최, 낙동강 하굿둑 개방은 3대 메가 프로젝트로 추진된다.

가덕 신공항 건설은 현재 진행 중인 사전타당성 검토를 거쳐 6월경 입지가 결정되면 2021년까지 기본 및 실시계획을 거쳐 2022년 착공해 2027년 개항한다는 계획이다.

국내에서 한 번도 열린 적이 없는 2030년 등록엑스포를 유치하는 것도 부산의 바람이다. 올림픽, 월드컵과 함께 세계 3대 빅 이벤트로 불리는 등록엑스포는 5년 주기로 개최 도시에서 6개월간 열리며 방문객이 5000만 명에 달해 경제효과만 수십조 원에 이른다. 대전과 여수에서 열린 엑스포는 특정 주제를 가진 인정엑스포였다.

3W 발전전략

서부산 균형발전(West)을 위해 우선 올해부터는 부산시청 서부산청사 건립사업을 시작한다. 이곳에는 2020년까지 서부산개발국과 건설본부, 낙동강관리본부가 입주해 현장에서 개발업무를 맡는다. 또 부산발전연구원과 부산경제진흥원, 부산테크노파크, 부산신용보증재단, 복지개발원, 국제교류제단 농업기술센터 등도 입주한다.

취약한 의료분야의 시설확충을 위해 응급의료센터와 소화기센터 등을 구비한 300병상 규모의 서부산 시립의료원도 설립된다. 임대형민간투자사업(BTL)으로 600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2020년 가동될 예정이다.

30년 이상 해결되지 않고 있는 사상공단의 재개발 사업인 ‘사상 스마트시티’의 설계용역이 시작돼 내년 7월 착공된다. 이곳은 주거, 문화, 교육, 쇼핑, 엔터테인먼트, 첨단산업이 함께하는 복합첨단산업도시로 거듭난다. 또 낙동강과 연결시켜 친수 공간의 묘미를 즐길 수 있도록 하는 리버프런트 사업도 진행된다.

부산에서 가장 오래된 신평장림공단도 도시첨단산업단지로 다시 태어난다. 구포역 주변 및 폐천부지 16만 m²에 복합환승시스템을 건립하고 구포나루도 복원된다.

광역경제권의 비전 사업(Wide)으로는 경북 포항∼전남 광양·여수를 연결하는 거대 경제권의 중심 도시를 구축한다. 이를 위해 부산경남과학기술원 등을 유치하거나 설립해 인근 도시들과의 협력 발전방안을 모색하고 기업의 연구개발(R&D) 역량을 높여갈 방침이다.

서부산 발전을 견인할 에코델타시티 투시도. 부산시 제공


낙동강 하굿둑을 개방해 낙동강 뱃길을 복원하고 생태관광코스를 운영한다. 주거 상업 업무 예술 문화가 어우러지는 복합수변공간과 도시형 첨단산업을 유치하는 에코델타시티가 강서구 명지, 강동, 대저동 일대에 들어선다.

글로벌도시 비전 사업(World)으로는 서부산에 해양 관련 1차 산업부터 해양금융 등 3차 산업까지 유치해 해양산업 수도로 손색없도록 만든다. 명지국제신도시에 글로벌 대학타운을 조성해 대학과 연구개발 협업체계를 구축한다. 서부산 전시컨벤션센터 건립과 대형선박 수리조선단지도 들어선다.

거미줄 교통망도 구축된다. 부산역∼신공항 등 동서축 7개와 부산신항∼진례 나들목 등 남북축 7개의 격자형 고속간선도로망이 갖춰진다.

서부산 글로벌 시티 조성사업에는 52조 원의 예산이 들 것으로 예상된다. 이 예산은 국비 47%, 민자 45%, 시비 8% 선에서 조달한다는 게 부산시의 계획이다.

이런 사업들이 끝나면 서부산은 동남해안 메갈로폴리스의 중심으로 거듭난다. 해상, 내륙, 산업으로 연결된 메갈로폴리스에는 인구 1100만 명, 지역내총생산(GRDP) 300조 원, 사업체수 68만 개, 종사자 수 350만 명, 세계 광역 경제권 12위로 도약한다.

위상도 높아진다. 인프라 부문에서는 가덕 신공항이 2700만 명의 항공수요를 처리하며 24시간 운영되는 동북아 물류허브 공항으로 자리 잡는다. 45개 선석이 운영되는 부산항 신항은 연간 2054만 개의 컨테이너를 처리하고 북극항로의 기종점으로 우뚝 선다. 산업 부문에서는 조선 및 해양플랜트, 대형선박 수리조선단지, 자동차 산업과 첨단산업 간의 융·복합을 통해 신성장동력을 확보한다. 서 시장은 “서부산과 낙동강은 부산의 미래를 책임질 약속과 축복의 땅”이라며 “이곳에서 길을 찾고 꿈을 현실로 만들어 나가겠다”고 했다.

조용휘 silent@donga.com·강성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