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지하철역에 폭탄… 187명 부상
파리 테러 저지른 IS의 소행 유력
유럽이 또다시 테러 공포에 휩싸였다. 지난해 11월 130명의 목숨을 앗아간 ‘프랑스 파리 테러’에 이어 이번엔 ‘유럽의 수도’인 벨기에 브뤼셀이 테러 공격을 받았다. 벨기에 언론은 정부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22일 아침 출근시간대를 노린 동시다발 테러로 최소 34명이 숨지고 187명이 다쳤다고 보도했다.
첫 폭발은 이날 오전 8시경(현지 시간) 브뤼셀에서 동북쪽으로 11km 떨어진 브뤼셀(자벤템) 국제공항 출국장에서 발생했다. 공항 출국장 인파를 노린 두 차례의 폭탄 테러로 최소 14명이 사망했다. 벨기에 검찰은 공항 폭발 2건 중 1건은 자살폭탄 테러였다고 밝혔다. 오전 9시 11분에는 유럽연합(EU) 본부 인근 말베이크 지하철에서 한 차례 폭발이 발생해 최소 20명이 숨졌다.
이날 테러는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가 저지른 지난해 ‘11·13 파리 테러’ 주범 중 유일한 생존자인 살라 압데슬람이 18일 벨기에 몰렌베이크에서 체포된 지 나흘 만에 발생했다. 특히 압데슬람은 4개월간의 도피 행각 중 테러 조직을 만들고, 새로운 테러 공격을 계획했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IS의 ‘보복 테러’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공항 출국장에선 지난해 파리 테러에서도 사용됐던 칼라시니코프 자동소총이 발견됐다. 벨기에 지하드 전문가 피터르 판 오스타에이엔 씨는 “이번 브뤼셀 테러에는 IS의 특징(hallmark)이 잘 나타나 있다”며 “매우 조직화된 테러”라고 말했다.
한국 정부는 우리 국민의 피해 유무를 확인 중이다. 정부는 22일 밤 정부서울청사에서 ‘재외국민안전대책회의’를 열고 교민 안전 확보와 후속 조치를 논의했다.
브뤼셀=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 / 조숭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