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수원종합운동장을 찾은 염태영 수원시장(왼쪽)과 이재명 성남시장. K리그 제공
▷올해 개막을 앞두고는 ‘양강’으로 꼽히는 전북과 서울의 ‘전설 더비’와 함께 새로운 더비가 탄생했다. 수원FC와 성남FC의 ‘깃발 더비’다. 애초 이 매치는 관심을 끌 만한 경기가 아니었다. 수원FC가 같은 지역의 터줏대감 수원과 대결하는 본래 의미의 ‘수원 더비’는 수원FC가 지난해 승격에 성공하면서부터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옆 동네 성남과의 대결은 딱히 화제가 될 만한 게 없었다. 그러나 이재명 성남시장이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팬들이 이긴 팀의 구단 깃발을 진 팀 경기장에 걸기를 요구하는데 어떨까요?’라고 제안한 것을 염태영 수원시장이 ‘축구팬이 원하고 즐거워한다면 좋다’고 화답하면서 현실이 됐다.
▷농담처럼 시작한 내기였지만 효과는 대단했다. 19일 수원종합운동장에는 1만2825명의 만원 관중이 운집했다. 역대 수원FC 최다 관중이었다. 챌린지(2부)에서 뛰었던 지난해 수원FC의 평균 관중은 1432명에 불과했다. 방문 팀인 성남부터 적극적이었다. 지역 내 기업의 후원으로 대형버스 수십 대를 동원해 응원단을 꾸렸다. 구단주인 두 시장은 본부석에 앉아 경기를 끝까지 지켜봤다. 경기가 무승부로 끝나 다른 구단 깃발을 거는 일은 없었지만 7월 24일 성남에서 열리는 두 번째 대결에서도 ‘깃발 더비’의 열기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성남이 그랬던 것처럼 그때는 수원이 조직적인 방문 응원단을 꾸릴 것이다.
이승건 기자 w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