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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강소국 벨기에, 왜 테러리스트 집결지로?

입력 | 2016-03-23 03:00:00

[벨기에 공항-지하철역 연쇄테러]
아랍계 이민자 사회동화에 실패… 이민 2, 3세 이슬람 극단주의 빠져
파리 테러 주범 9명중 5명 나와




22일 브뤼셀 테러로 벨기에가 ‘유럽 테러리스트의 온상’으로 다시 주목받고 있다.

벨기에는 네덜란드, 스위스 등과 함께 유럽의 대표적인 강소국으로 꼽히지만 중동과 북아프리카에서 온 아랍계 이민자들을 제대로 동화시키지 못했다. 그 결과 이민 2, 3세들 가운데 일부가 벨기에 사회를 적대시하고 종교적 뿌리인 이슬람의 극단주의에 빠져들면서 테러의 길을 걷게 됐다.

지난해 11월 13일 프랑스 파리 테러의 경우 총책인 압델하미드 아바우드(지난해 11월 19일 사살)부터 18일 체포된 살라 압데슬람(26)까지 주범 9명 중 5명이 벨기에 출신이다. 2014년 5월 브뤼셀 유대인박물관에서 총기를 난사한 메흐디 네무슈(31) 등 많은 유럽 내 테러 연루자들도 벨기에 출신이다.

이들 대부분은 아랍계 이민자들이 모여 사는 브뤼셀의 몰렌베이크 출신이다. 이곳은 실업률이 약 30%이고 벨기에 정부도 관리가 안 된다고 인정할 정도로 벨기에 사회와 단절돼 있다. 와하비즘(근본주의)을 신봉하며 극단주의를 전파하는 중동 출신 이슬람 지도자들이 이 지역을 자주 방문했는데 벨기에 정부는 이를 적극적으로 막지 않았다.

이런 환경에서 성장한 벨기에 출신 무슬림 약 250명이 ‘이슬람국가(IS)’의 지하디스트(전사)로 활동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 국가 중 인구당 IS 지하디스트 비율이 가장 높다.

지리적으로도 벨기에는 유럽에서 테러가 발생하기 좋은 위치에 있다. 브뤼셀은 유럽연합(EU) 본부가 있는 정치 중심지다. 또 파리,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독일 베를린과 프랑크푸르트 같은 큰 도시와 기차 버스 등으로 연결된 교통 중심지이기도 하다.

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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