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 상대는 또 있다. 중국 IoT 기업들도 저가 제품을 국내 시장에 내놓기 시작했다. 이통 3사는 국내외 경쟁자를 상대로 전략 싸움을 벌여야 하는 상황이다.
○ ‘3사 3색’ IoT 전략
KT는 ‘새로운 시장’을 개척한다는 전략이다. 김석준 KT IoT사업기획담당 상무는 “현재 국내 홈 IoT 시장은 키트 형태의 제품들과 IoT 플랫폼을 접목시킨 가전 기기가 양대 시장을 이룬다”며 “KT는 여기에 소비자가 즐기면서 기꺼이 돈을 낼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시장을 열 것”이라고 말했다. 기존 KT의 강점인 인터넷TV(IPTV)에 IoT 서비스를 붙인 ‘기가 IoT 헬스바이크’나 ‘기가 IoT 골프퍼팅’을 출시한 게 그 예다.
SK텔레콤은 ‘IoT 전국망을 통해 헤게모니를 잡는다’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SK텔레콤은 홈 IoT 사업은 생활가치부문 아래에 포함시키고 IoT 솔루션 부문을 따로 독립시켜 놨다. IoT 솔루션부문은 2세대(2G) 휴대전화 통신망을 전국에 깔았던 것과 마찬가지로 IoT 전국망을 구축하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기업 간 거래(B2B) 사업을 하겠다는 것이다. 권송 SK텔레콤 IoT솔루션부문 전무는 “IoT 전용 전국망이 당장 수익성이 있을지 내부 고민이 많았지만 장기적으로는 해당 망을 기반으로 펼쳐나갈 사업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고 말했다.
○ “우리가 싸워야 할 곳은 중국”
이통 3사가 국내 시장에서 서로 경쟁하고 있지만 ‘정신 차리지 않으면 중국 업체에 당할 수 있다’는 공감대를 갖고 있다.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하기 위한 기술 표준화 문제도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공통과제다.
안 전무는 “샤오미 홈키트는 당장 사용할 수 있는 보조배터리와는 달라 국내 시장에 상륙하려면 한국 기술 표준에 맞게끔 조율하는 데 시간이 걸릴 것”이라면서 중국 공습에 대한 시간적 여유는 있다고 봤다. 하지만 그는 “SK텔레콤, KT와 합심해 IoT 시장을 함께 키워가길 바란다”고 말해 국내 이통사끼리 협업의 시너지를 낼 것을 주문했다.
삼성전자 베이징 지사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는 권 전무도 “규모의 경제를 앞세운 중국이 IoT 분야에서도 쫓아오면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 국내 기업들은 이미 도전을 받고 있다”고 우려했다. 또 “어차피 IoT 시장은 국내 비중이 2%이고 해외가 98%”라며 “3사가 내부 경쟁하기보다는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표준화와 공동 인프라를 함께 구축해 나가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공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곽도영 기자 now@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