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버스 사용못해 수익성 떨어져… 서울시 운영시간-지역 제한으로 시민들 심야 콜버스 호출 안할 것”
박병종 콜버스랩 대표가 22일 서울 강남구 영동대로 구글캠퍼스 서울에서 콜버스 모형을 들고 포즈를 취했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박병종 콜버스랩 대표(30)는 22일 서울 강남구 영동대로 구글캠퍼스 서울에서 동아일보와 인터뷰하며 복잡한 심경을 토로했다. 콜버스는 앱을 통해 출발지, 목적지를 입력하면 비슷한 행선지 승객을 모아 나르는 공유경제 서비스다. 현재 하루 평균 80∼90명의 고객이 사용한다.
그는 “국토교통부가 지난달 시행규칙 개정을 통해 심야 콜버스 운영을 허용했지만 면허사업자 중에서도 택시사업자만 실질적으로 영업을 할 수 있게 했다. 시범영업하며 사용했던 전세버스는 더 이상 사용할 수 없다”고 한숨지었다. 앞으로 심야 콜버스 사업을 본격적으로 하려면 지금까지 사용했던 25인승 전세버스를 13인승 승합차로 돌려야 한다. 그 경우 수익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규제는 또 있었다. 서울시는 개인택시조합 법인택시조합 등 사업자 6곳의 견해를 토대로 심야 콜버스 운영 지역을 강남 인근 지역구 3∼5곳, 운영 시간을 자정부터 오전 5시로 의견을 모았다. 이에 대해 박 대표는 “심야 콜버스 특성상 택시가 운행을 꺼리는 서울(전체 25개구) 외곽 지역을 포함해 일산, 인천 등 경기지역까지 운행해야 수지가 맞다”고 강조했다. 시간대도 오후 10시∼오전 2시가 피크라고 했다.
서울시 제안대로 한다면 심야 콜버스는 결국 자정부터 오전 2시까지 실질적으로 영업하게 된다. 오전 3시만 돼도 빈 택시가 많기 때문에 시민들이 심야 콜버스를 호출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그는 “(현재의 택시 산업 구조로는) 시민들이 정작 택시가 필요한 심야에 승차 거부에 시달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는 “콜버스랩이 승차 거부 명분을 내세우지만 심야 콜버스도 결국 (승차 거부하는 택시처럼) 수익 나는 노선만 운영하게 될 것”이라며 “신사업을 육성해야 하지만 영세한 택시업계도 보호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신무경 fighter@donga.com·김재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