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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박중의 진박’ 정종섭-추경호 구사일생… 본선 험로

입력 | 2016-03-26 03:00:00

[총선 D-18]‘김무성 옥새전쟁’ 봉합
여론조사서 탈당 무소속에 밀려… 이인선은 하루만에 공모―등록 마쳐




“피를 말리는 시간이었다.”

4·13총선 후보 등록 마감을 2시간여 남겨둔 25일 오후 3시 45분 새누리당 대구 수성을 공천이 확정된 이인선 전 경북도 경제부지사는 가슴을 쓸어내렸다. 이 전 부지사는 역대 공천 사상 가장 짧은 시간에 후보 공모→추천→의결→등록을 마친 후보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이 모든 게 이날 하루 사이에 이뤄졌다.

이 전 부지사는 애초 대구 중-남 예비후보로 나섰다. 그러다 공천관리위원회가 현역인 주호영 의원을 컷오프(공천 배제)하고 수성을을 여성 우선추천 지역으로 바꾸자 지역구를 옮겨 22일 1차 공천을 받았다. 하지만 주 의원이 법원에 낸 공천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이 후보 등록일(24, 25일)을 하루 앞둔 23일 받아들여져 공천을 받을 수 없게 됐다. 법원은 주 의원이 제기한 절차상 문제를 수용했다. 그러자 공관위는 25일 오전 9시부터 한 시간 동안 수성을 후보자를 재공모해 이 전 부지사를 다시 추천했다. 이어 이날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마지막 생존자’ 3명에 포함돼 기사회생한 것이다. 다만 본선에서 이 지역 3선인 주 의원의 벽을 넘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옥새 보이콧’에 나선 김무성 대표는 ‘진박(진짜 친박) 중의 진박’으로 불리는 정종섭 전 행정자치부 장관(대구 동갑)과 추경호 전 국무조정실장(대구 달성)의 공천장에도 도장을 찍었다. 이들은 박근혜 대통령이 총선 출마를 위해 내각에서 직접 차출한 ‘3인방’에 포함된다. 나머지 한 명은 윤상직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으로, 윤 전 장관도 부산 기장에서 공천을 받았다.

김 대표가 ‘옥새 전쟁’에서 박 대통령과 맞서는 듯한 모습을 보였지만 결국 ‘내각의 진박 3인방’은 모두 공천을 받았다. 김 대표가 박 대통령과의 전면전만은 피한 셈이다. 특히 청와대는 박 대통령의 옛 지역구에 직접 ‘꽂은’ 추 전 실장마저 김 대표가 공천을 주지 않으려 하자 “전쟁이라도 하자는 것이냐”며 격한 반응을 보였다.

우여곡절 끝에 ‘공천 막차’를 탄 정 전 장관과 추 전 실장은 이날 김 대표를 향해 “국민이 어떤 식으로든 준엄한 심판을 할 것”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정 전 장관은 초선 현역인 무소속 류성걸 의원과 치열한 본선전을 치러야 한다. 지금까지 각종 여론조사에서는 정 전 장관이 열세다. 추 전 실장도 무소속 구성재 후보에게 여론조사에서 밀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박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인 대구 민심이 ‘옥새 전쟁’ 이후 어떻게 요동칠지 예단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재명 기자 egij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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