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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만 “온몸에 경련…정말 분하다” 유재길 “이게 정의인가”

입력 | 2016-03-26 03:00:00

[총선 D-18]‘김무성 옥새전쟁’ 봉합
무공천 반발… 유영하 “당 결정 수용”




새누리당이 25일 서울 은평을, 서울 송파을, 대구 동을에 총선 후보를 내지 않겠다는 최종 방침을 내놓자 출마가 좌절된 후보들의 표정은 일그러졌다.

서울 송파을은 현역인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이번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지역이다. 무공천 지역 3곳 중 유일하게 현역 의원이 출마하지 않는 곳이다. 그럼에도 당 지도부는 공천관리위원회의 결정을 뒤집고 유영하 전 국가인권위원회 상임위원을 공천하지 않은 것이다.

유 전 위원은 대표적인 ‘원외 진박(진짜 친박근혜)’으로 분류된다. 2012년 대선 당시 박근혜 캠프의 ‘네거티브 대응팀’에서 활동했으며 박 대통령의 ‘호위무사’로 불리기도 했다. 2004년부터 경기 군포에서 세 차례 총선에 출마했지만 모두 떨어졌던 그는 이번에 친박계의 강력한 지지를 받아 송파을에 단수 후보로 추천됐지만 결국 출마 자체가 봉쇄된 셈이다. 이곳은 당내 여론조사에서 우위를 보여 온 김영순 전 송파구청장이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상황이다. 유 전 위원을 공천하더라도 본선 승리를 장담하기 힘들다는 점이 고려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역시 ‘진박’ 인사인 정종섭 전 행정자치부 장관(대구 동갑)과 추경호 전 국무조정실장(대구 달성)을 살리는 조건으로 친박계 지도부가 김무성 대표와 ‘절반’의 협상을 하는 과정에서 희생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유 전 위원은 “당의 결정인 만큼 받아들이겠다”며 담담한 반응을 보였다.

반면 대구 동을의 이재만 전 동구청장과 서울 은평을의 유재길 전 은평미래연대 대표는 “김 대표가 참정권을 침해한 것에 대해 법적으로 대응하겠다”며 강력하게 반발했다.

특히 공천이 보류됐던 지역구 6곳 중 유일하게 대구 지역에서 탈락한 이 전 구청장은 “온몸에 경련이 일어나고 정말 분하다”고 호소했다. 그는 무공천 지역 발표 직후 서울 영등포구 새누리당사를 항의 방문했지만 문전박대를 당했다. 이 전 구청장은 “예비후보로서 선거운동을 약 5개월 동안 해왔는데 어떻게 출마를 아예 못 하도록 할 수 있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친이(친이명박)계 좌장인 이재오 의원의 지역구(서울 은평을)에 투입됐던 유 전 대표도 “정치 신인의 참정권을 침해한 이 결정이 과연 김 대표가 말하는 정의이고 민주주의냐”며 반발했다. 유 전 대표는 국민의당 유성엽 의원의 친동생이다.

홍정수 기자 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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