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D-18]초접전지 판세 분석 의석 122석 수도권이 승부처
○ 박빙 지역 승패 뒤바뀔 조짐
수도권(서울·경기·인천)은 전체 지역구 253석 중 절반에 가까운 122석이 걸려 있다. 전체 선거의 승패를 가르는 최대 승부처다. 농어촌에 비해 인구가 늘어난 수도권은 선거구 획정 과정에서 19대 국회보다 10석이 더 늘었다.
이런 박빙 지역에선 일여다야 구도가 승패의 결정적 요인이 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조선일보·미디어리서치가 24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서 서울 성북을에선 새누리당 김효재 후보가 32.0%, 더민주당 기동민 후보는 23.5%의 지지를 받았다. 국민의당 김인원 후보는 8.0%, 정의당 박창완 후보는 3.9%였다. 야권 후보 득표율을 더하면 35.4%로 새누리당 후보를 앞선다. 성북을은 19대 총선에서 민주통합당(현 더불어민주당) 신계륜 후보가 7.97%포인트 차로 승리한 지역이다.
KBS·연합뉴스·코리아리서치가 23일 발표한 조사에서도 서울 영등포을 새누리당 권영세 후보는 38.4%를 얻어 더민주당 신경민 후보(28.2%)를 앞섰다. 그러나 신 후보와 국민의당 김종구 후보의 지지율(12.9%)을 합치면 41.1%로 권 후보를 앞선다. 양자 대결로 치러진 19대 총선에선 신 후보가 5.2%포인트 차로 승리했다.
반면 같은 여론조사에서 서울 마포갑은 더민주당 노웅래 후보가 40.3%를 얻어 새누리당 안대희 후보(29.9%), 새누리당에서 탈당한 무소속 강승규 후보(13.6%)를 앞서 여권 분열의 덕을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 뒤바뀐 19대와 20대 총선 구도
하지만 이번에는 정반대 구도가 됐다. 여권은 새누리당이 단일 후보로 나섰지만 야권은 더민주당과 국민의당, 정의당 등으로 나뉘어 각자 경쟁을 벌여야 하는 상황이 됐다. 더민주당 관계자는 “수도권은 박빙 지역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야권 연대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새누리당이 독식하는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며 “야권 연대가 승리를 반드시 담보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야 그나마 붙어볼 수 있는 판이 만들어진다”고 말했다. 19대 총선에서 경기 시흥갑의 경우 민주통합당 백원우 후보는 야권 단일후보로 나섰는데도 새누리당 함진규 후보에게 202표(0.24%포인트) 차로 졌다. 야권 후보가 난립했다면 득표율 격차는 더욱 벌어졌을 것이라는 얘기다.
○ 국민의당 “현재로선 야권 연대 불가능”
국민의당은 수도권에서 서울 45명, 인천 13명, 경기 49명의 후보를 각각 배치했다. 야권 연대의 키를 쥐고 있는 안철수 공동대표는 통합이나 전면적인 야권 연대에는 반대하고 있지만 “후보 간 선거 연대는 막을 수 없다”고 밝혔다. 일여다야 구도로는 ‘필패’가 불가피한 만큼 후보끼리의 개별적인 단일화는 용인하겠다는 뜻이다. 더민주당 김종인 대표나 문재인 전 대표도 이 같은 개별적인 연대나 단일화에 대해선 안 대표의 생각과 큰 차이가 없다. 그 때문에 선거가 임박해질수록 야권 후보 간 단일화 논의는 더욱 활발하게 일어날 수밖에 없다는 전망이 많다.
그러나 수도권에 출마한 국민의당 후보들은 더민주당과의 연대에 여전히 소극적이다. 경기 지역의 한 국민의당 후보는 “더민주당은 여론조사 방식의 후보 단일화를 거론하는데 지금 상태에서 여론조사를 실시할 경우 후발 주자로 인지도가 낮은 국민의당 후보가 불리할 수밖에 없다”며 “더민주당이 요구하는 패권적, 일방적 단일화 요구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길진균 leon@donga.com·손영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