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이슈&뷰스]‘비정상의 정상화’ 위해 뛰는 개성공단

입력 | 2016-03-28 03:00:00


주영섭 중소기업청장

지난달 10일 개성공단이 전면 가동 중단된 후 거의 매주 토요일마다 아침 일찍부터 해가 저물도록 입주기업들을 잇따라 방문하고 있다. 오전에 인천의 2개 업체, 오후에 경기도의 2개 업체를 방문하는 식이다.

그간 매주 방문했던 입주기업들 대부분이 처음에는 정부의 123개 입주기업 맞춤형 지원에 대해 반신반의했다. 하지만 이제는 정부의 진정성을 믿고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경영정상화를 위해 불철주야 노력하고 있는 것은 정말 다행스럽고 고마운 일이다.

그동안 정부는 조속한 경영정상화 지원과 피해 복구 지원을 위해 매진해 왔다. 개성공단 중단 발표 이후 즉시 국무조정실장을 반장으로 하는 정부합동대책반을 구성하고 입주기업 지원에 돌입했다. 중기청은 12개 지방청을 중심으로 ‘기업별 일대일 전담반’을 가동해 상황 발생 3일 만에 123개 기업 전부를 방문하고 애로 사항을 파악했다. 처음에는 낙담한 일부 기업에 문전박대를 받기도 했지만, 거의 매일 연락하거나 방문하는 정부의 진심 어린 지원에 소통이 시작됐다.

정부합동대책반은 휴일도 반납한 채 기업의 애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현장 조치가 가능한 사항은 일대일 전담반이 해결한다. 부처 간 협업을 통해 해결할 과제는 통일부와 고용노동부, 산업통상자원부, 금융위원회, 지방자치단체 등 관련 부처가 일사불란하게 협업해 지원하고 있다. 입주기업들의 경영정상화 의지에 정부의 노력이 더해지면서 서서히 크고 작은 해결 사례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패러글라이더를 제조하는 J사의 경우, 해외 바이어와 협력사에 직접 서신을 보내 정부의 J사 지원을 알리고 지속적 거래와 협력을 요청했다. 기능성 덧신을 제조하는 H사는 지자체가 제공한 주민센터 별관을 개조하고, 자활센터와도 협업해 저렴한 인건비로 생산할 수 있게 됐다. 소비재 기업들에는 공영 홈쇼핑을 통해 한시적으로 특별 인하된 수수료로 새로운 판로를 제공하고 있다. 단기 유동성 부족에 빠진 기업들은 신용도와 관계없이 특별자금을 신설하여 지원하고, 산업단지공단에 7개 기업을 입주시키는 등 최대한의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대·중견기업 원청업체들도 자금 부담을 감수하고 납품 대금 적기 지급 등으로 상생에 동참하고 있다.

지난 한 달 반을 돌이켜볼 때 중앙정부, 지자체, 입주기업 등의 눈물겨운 노력으로 단기적인 애로 사항들은 일부 기업을 제외하고는 많은 부분 해소됐다. 그러나 완전한 경영정상화에는 시간이 다소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개성공단 생산물량을 소화할 수 있는 국내외 대체 부지와 설비, 인력을 확보하여 적정 원가로 제품 생산이 가능해져야 하기 때문이다. 정부는 모든 입주기업이 국내외 대체 부지를 확보해 생산과 영업 면에서 경영정상화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최대한 지원할 것이다.

지금까지 많은 입주기업을 방문하면서 한 가지 확신을 얻었다. 어느 한 기업도 포기하지 않고 경영정상화를 위해 매진하고 있는 감동의 현장을 보면서, 우리가 합심해 조금만 더 노력하면 처음에는 멀게 보였던 조기 경영정상화가 가시권에 들어오리라 확신한다. 123개 입주기업 전체가 이번 사태를 통하여 과거 기업의 운명을 북한의 처분에 맡기는 ‘비정상의 상황’에서 탈피하여 정상적인 경영환경에서 재도약하는 전화위복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는 다짐을 새긴다. 다시 뛰자, 개성공단 입주기업!

주영섭 중소기업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