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D-16/野 주도권 싸움]
安“호남 20석, 비례 10석 기대”, 黨지지율 낮아 내부서도 부정적
지역구 개소식서 눈물 보인 안철수, “17년 끊었던 술 마셔” 축사에 울컥
안철수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가 27일 자신의 지역구인 서울 노원구 한 식당에서 청년들과 건배하고 있다.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안 대표는 27일 기자들과 만나 “이번 총선에서 목표 의석은 40석 이상”이라며 “호남에서 20석 이상, 그리고 수도권 및 충청권에서 8석 이상, 비례대표에서 10석 이상이 목표”라고 했다. 호남의 경우 28석 중 현역 의원 등 15, 16명 정도의 당선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여기에 자체 여론조사 결과 당 지지율이 50%가 넘는 곳에서 추가로 의석 확보가 가능하다는 주장이다. 수도권 6, 7곳과 충청권 1, 2곳에서 당선이 기대되는 곳이 있고 정당 득표율을 20%까지 끌어올리면 비례대표 10석도 가능하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현재 당 지지율은 각종 조사에서 8∼12%에 그치고 선거 구도상 고전할 가능성이 큰 곳이 많아 당내에서조차 “전략적으로 최대 목표치를 언급한 것일 뿐”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내부 상황도 녹록지 않다. 부산 사하갑과 경기 안양 동안을, 충남 서산-태안, 경남 양산을 등 후보 4명은 야권연대를 이유로 25일 후보로 등록하지 않았다. 이태규 전략홍보본부장은 “당에서 제명은 물론이고 당의 후보 공천을 방해하기 위해 고의적으로 (공천 신청과 단일화를) 했다면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죄에 해당하는지 법률팀에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더민주당은 답답해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정장선 총선기획단장은 “국민의당이 (후보) 제명 운운하는 건 어떤 의도인지 모르겠다. 이런 게 새누리당을 도와주는 게 아닌가”라고 했다. 정 단장은 ‘당초 내부 목표로 잡은 130석 확보가 가능하냐’는 질문에 “야권 분열이 계속된다면 어렵다”고도 했다. 이에 대해 국민의당 이 본부장은 “양당의 기득권 체제를 깨고 정치 혁신을 하겠다는 창당 취지가 단일화의 가치보다 우위에 있다”고 반박했다.
한편 안 대표는 26일 자신의 서울 노원병 선거사무소 개소식에서 눈물을 보였다. 안 대표의 후원회장을 맡고 있는 최상용 고려대 명예교수는 축사에서 “비밀 하나 공개하겠다. (안 대표가) 어제(25일) 야밤에 저희 집을 찾아와 ‘정치가 어렵다’ ‘선거 때 국민이 우리를 믿어주실까’ 하는 이야기를 많이 했다”고 말했다. 이어 “50대의 안 대표만큼 믿음직한 말을 한 사람을 본 적이 없다. 안 대표는 17년 전에 건강상의 이유로 술을 끊은 독한 사람이지만 어제 한잔했다”고 덧붙였다. 안 대표는 최 교수의 말이 끝나자마자 눈물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홍석빈 선거사무소 대변인은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이 문성근 씨의 연설 중 눈물 한 자락을 흘린 유명한 장면과 겹쳐 보였다”고 했다. 자신의 정치적 명운이 걸린 4·13총선을 앞둔 안 대표의 복잡한 심경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