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15개 주요대학 기획처장 설문… 이공계 키운다는 ‘프라임 사업’ 등 독단적 목표설정-획일적 강요 불만, 평가기준 신뢰도도 ‘보통이하’ 낙제
교육부가 매년 2조 원 이상을 대학 재정지원 사업에 쓰고 있지만 정작 이를 받는 대학들은 교육부가 ‘톱다운(Top-down·사업과 예산 규모를 지정해 하달)’ 방식으로 이끌어 가는 현재의 고등교육 지원 방식을 부정적으로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교육부가 사업의 목적과 평가 기준을 일방적이고 획일적으로 정하는 것이 문제라고 보는 의견이 많았다.
동아일보는 교육부의 대학 재정지원 사업 실태와 현장의 반응을 점검하기 위해 전국 주요 15개 대학의 기획처장을 대상으로 심층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학교와 지역 특성을 고루 반영하기 위해 국립대, 수도권 사립대, 지방 사립대를 각각 5곳씩 조사했다.
대학들은 교육부가 이공계 강화를 위해 추진하는 프라임(PRIME·산업연계교육 활성화 선도대학) 사업처럼 직접 특정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강요하는 방식에 비판적이었다. ‘교육부가 국가 예산으로 재정지원 사업을 결정하고 돈을 나눠주는 방식이 타당한가’라는 질문에 1∼5점의 점수를 주게 한 결과 6개 대학이 2점, 1개 대학이 최저점을 주는 등 보통(3점)에 못 미치는 2.67점이 나왔다.
반면 ‘교육부가 재정지원 사업 대상 대학을 선정하는 과정이 공정한가’라는 질문에는 3.47점, ‘사업 성과관리와 사후평가가 제대로 이뤄지나’라는 질문에는 3.67점이 나와 긍정적 반응이 다소 우세했다.
교육부는 매년 50개 안팎의 대학 재정지원 사업에 2조여 원의 국가 예산을 투입하고 있다. 올해는 고등교육 관련 예산 9조2000억 원 가운데 국가장학금과 국립대 인건비 같은 경직성 경비를 제외하고 2조2000억 원을 대학 재정지원 사업 예산으로 편성했다. 올해 52개 사업 가운데 프라임 사업과 특성화(CK) 사업, 산학협력선도대학육성(LINC) 사업 등 7개의 대형 사업에만 1조3000억 원이 집중 배정됐다.
이은택 nabi@donga.com·최예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