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FTA, 코리나 투자 뜬다]<상>韓브랜드-中자본 결합
이달 초 중국 전자상거래회사 한 곳이 인천 서구 아라뱃길물류단지(사진)에서 5000m² 규모의 물류센터를 열었다. 지난달 중구의 아암물류단지에도 중국 기업이 물류창고를 여는 등 올 들어 인천 지역을 중심으로 중국 유통·물류사들의 진출이 줄을 잇고 있다. 인천=변영욱 기자 cut@donga.com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발효 이후 중국 기업들의 대(對)한국 투자 패턴이 바뀌고 있다. 한국을 거점으로 삼아 중국과 세계시장을 진출하려는 ‘차이나머니’의 투자가 활발해지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한국의 기술·브랜드파워, 중국의 자본력을 결합해 중국 내수시장은 물론이고 제3국에 공동 진출하는 방식의 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 ‘메이드 인 코리아’ 달고 중국행
최근 광주시는 중국 자동차 회사인 주룽(九龍)자동차와 연간 10만 대를 생산하는 공장을 짓기 위한 투자의향 협약을 맺었다. 이 회사는 부품의 절반 이상을 한국에서 조달해 ‘메이드 인 코리아(Made in Korea)’ 브랜드를 달고 중국과 동남아시아 시장을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중국 자동차 기업이 국내에 완성차 공장을 세우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 중국 베이하이(北海)그룹은 2019년까지 2000만 달러(약 234억 원)를 투입해 충남 당진시에 화장품·플라스틱 원료 생산 공장을 설립하기로 했다. 한국산 화장품이 인기가 높다는 점을 활용해 ‘메이드 인 코리아’ 제품으로 중국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계획이다.
황덕 중국은행 한국대표는 “한국의 엔터테인먼트, 인터넷, 패션 디자인 분야 기업에 투자해 중국 시장이나 세계 시장에 진출하기 위한 목적의 중국 자본 투자가 늘고 있다”며 “한중 FTA 발효로 이 같은 투자가 더 늘어나는 추세”라고 말했다.
○ 中 자본-韓 기술 결합해 제3국 진출 필요
▼ 한중 투자협력도 가속 ▼
중국의 자본과 한국의 기술이 결합해 제3국으로 공동 진출하는 방식도 모색하고 있다. 최근 중국을 방문한 주형환 산업부 장관은 “한중 양국이 고급 소비재 산업 등에서 서로 투자하는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며 “에너지신산업, 인프라, 금융 등 여러 분야에서 협력해 제3국 시장을 개척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한국을 찾은 샘 린 중국 ISPC 회장도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실력 있는 한국기업이 중국 자본 및 기업들과 협력하면 중국시장은 물론이고 글로벌 시장에서의 성공을 앞당길 수 있다”며 “기술력 있는 한국기업을 키워내 미국 나스닥 상장까지 시키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김재영 redfoot@donga.com·천호성·주애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