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대 들어 주5일 근무가 활성화됐지만 그 이전부터 사람들은 토요일에 주말 분위기를 즐겼다. 1987년 가수 김종찬의 ‘토요일은 밤이 좋아’란 가요가 히트한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그때는 토요일이면 나이트클럽에 모여든 청춘남녀가 ‘아쉬움을 두고 떠나가지 말아 토요일은 밤이 좋아’라고 목청껏 질렀다. 여름철 해변의 흥겨운 분위기를 내는 데도 일등공신이었다.
▷주말 시작이 주5일제 정착을 계기로 금요일 저녁으로 굳어졌다. ‘불금(불타는 금요일)’이 등장한 것이다. 금요일 저녁과 밤을 음주가무로 신나게 즐기는 불금 문화가 홍익대 앞과 이태원에서 활짝 꽃피웠다.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이라더니 생활패턴의 변화를 따라 ‘불금’이 ‘불목(불타는 목요일)’에 점차 밀린다는 소식이다. 신세계 롯데 현대 등 국내 백화점이 31일 정기 세일을 시작한다. 금요일부터 세일을 시작하던 관행이 반세기 만에 무너졌다. 유통업계만 아니라 영화 개봉과 여행 패키지 상품도 ‘불목 마케팅’을 거든다.
고미석 논설위원 mskoh11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