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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승무원 “대기방송, 선사지시 따른것”

입력 | 2016-03-29 03:00:00

2차 청문회 與추천위원 불참 ‘반쪽’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의 2차 청문회에 참석한 이준석 전 세월호 선장.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익숙한 풍경이었다. 일부 위원석에는 덩그러니 명패만 놓여 있었다. 질문은 이미 국정조사나 검찰 조사에서 나온 얘기를 확인하는 수준에 그쳤고 증인의 답변은 공허했다. “기억이 나지 않는다”, “잘 모르겠다”는 답변에 유족들은 분통을 터뜨렸다.

28일 서울시청에서 열린 세월호 참사 2차 청문회에서 4·16세월호참사특별조사위원회(세월호특조위)는 이준석 전 세월호 선장 및 선원, 해양수산부와 해양경비안전본부 관계자 등 11명을 증인으로 불러 세월호 침몰 원인과 침몰 후 조치에 대해 추궁했다.

지난해 12월 1차 청문회 이후 약 100일 만에 다시 열린 청문회였지만 그때와 다르지 않았다. 이날 오전 권영빈 진상규명소위원장은 강상보 당시 해수부 제주해상교통관제센터(VTS)장, 김형준 당시 해양경찰청 진도연안VTS 센터장을 상대로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 당시 VTS 기록이 조작됐다는 의혹을 추궁했지만 명확한 답변을 듣지 못했다.

청문회에는 푸른 수형복 차림의 세월호 선원 4명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하지만 진술이 엇갈려 오히려 혼란만 더했다. 이날 이준석 전 선장은 침몰 직전 “퇴선 명령을 내렸다”며 그간 진술을 뒤집었지만 당시 여객영업부 직원이었던 강혜성 씨는 “조타실에 조치를 취해줄 것을 여러 차례 무전으로 요청했지만 퇴선과 관련된 어떠한 무전도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또 배가 기울기 시작한 뒤 조타실에서 선장과 항해사들이 대책을 논의했는지에 대한 기억도 달랐다.

침몰 직전 승객들에게 “대기하라”고 안내 방송을 했던 강 씨는 이날 청문회에서 “선사(세월호 해운)의 지시에 따라 안내 방송을 했다”고 진술했다. 그가 이런 진술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편 이날 청문회에는 조사위원 14명 중 10명만 참석했다. 1차 청문회 때 이헌 부위원장을 포함한 여당 추천위원 5명 전원은 사고 당일 박근혜 대통령의 행적을 조사하겠다는 데 반발해 청문회에 불참했다. 이후 이헌 부위원장과 위원 2명이 사퇴해 조사위원은 14명으로 줄었다. 이 가운데 여당이 추천한 고영주, 차기환 위원과 대법원장이 지명한 이상철 위원, 희생자가족대표회의가 선출한 이호중 위원 등 4명이 이날 불참했다.

청문회는 오전 9시 반부터 오후 6시 반까지 9시간 가까이 진행됐지만 새로 밝혀진 것은 없었다. 29일에는 세월호 운영 과정상 문제점과 세월호 인양을 주제로 청문회가 이어진다.

김호경 기자 whalefish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