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식주 해결되고 간병도 무료… 형기 마치고도 다시 범행 저질러
“교도관 님, 밥 언제 줘요?”
일본 최대의 여성 교도소인 이바라키(茨城) 교도소. 673명의 수감자 중 60세 이상 고령자가 약 23%에 이른다(지난해 4월 1일 현재). 최고령자는 87세. 이곳에서는 휠체어나 밀차를 끌며 이동하는 수감자를 흔히 볼 수 있다.
일본의 교도소가 거대한 노인 간병시설로 변하고 있다. 초고령사회를 맞아 돈도 친지도 없는 노인들이 의식주가 해결되고 간병도 무료로 받을 수 있는 감옥을 택하는 경우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이 똑같은 죄를 계속 짓는 이유는 일부러 감옥에 가기 위해서다. 감옥에서는 공짜 숙식과 건강관리 서비스 등을 받을 수 있지만 감옥을 나오면 갈 곳이 없다. 형기를 마친 고령 전과자가 요양 간병시설에 들어가려 해도 전과 기록 때문에 입소를 거부당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결국 ‘쾌적한’ 감옥으로 돌아가기 위해 다시 절도를 저지르는 악순환이 반복된다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치매를 앓는 복역자도 늘어 교도관이 옷 입고 용변을 보는 것까지 돕고 약 먹는 일까지 일일이 지도해야 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한 교도관은 “고령 여성은 출소 뒤 취직이 안 되니까 생활이 어려워 재범을 하게 된다. 앞으로 교도관도 간병사 자격증이 필수가 될 것 같다”고 산케이신문에 털어놨다.
이들의 범행 동기는 각기 다르지만 지역사회나 가족과 관계가 끊어진 사람이 대부분이다. 모아 둔 돈이 어느 정도 있어도 의지할 가족이 없는 노인들이 미래에 대한 불안 때문에 절도범으로 입소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일본 법무성 교정국 관계자는 아사히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복역자들을 지역 사회복지 시설이 받아들여 주는 시스템을 만든다면 교도소로 돌아오는 사람이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경제학자와 범죄학자들은 노인 범죄율 급증이 초고령사회의 어두운 단면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분석한다. 일본의 고령화는 앞으로 더 빨리 진행돼 2060년에는 65세 이상이 인구의 40%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