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여명 몰려와 ‘反이민’ 구호… 폭력 휘두르고 무슬림들 위협 일부 나치식 경례… 경찰, 강제 해산
27일 오후 벨기에 수도 브뤼셀 시내 증권거래소 앞 부르즈 광장. 브뤼셀 테러 희생자들을 위한 꽃과 촛불이 가득한 추모광장이 갑자기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벨기에 축구클럽의 극렬 팬으로 보이는 300∼400명의 극우파 훌리건이 추모광장에 몰려들어 꽃과 촛불, 깃발 등을 짓밟았다. 검은 옷을 입은 이들은 브뤼셀 연쇄테러를 저지른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를 규탄하며 민족주의와 반(反)이민 구호들을 외쳤다. 이들은 또 광장에 모인 추모객들 가운데 히잡을 쓴 무슬림 여성이나 아랍계 등 비(非)백인 청소년들을 위협하기도 했다.
영국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벨기에 서부 도시 겐트에서 온 훌리건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마리오는 “초와 꽃 따위는 필요 없다. 이 나라에 광신도들이 넘쳐나는 데 대해 우리는 정부의 답변을 원한다”고 외쳤다.
한편 IS가 프랑스 파리와 브뤼셀에서 감행한 테러는 미국 본토에서의 대규모 공격을 위한 예행연습이었다는 주장이 나왔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IS 연계 반군 지도자로 알려진 아부 알 에이나 알 안사리는 27일 미국 보수매체 브레이트바트 인터뷰에서 “파리와 브뤼셀에서 일어난 일은 미국에서 큰 일이 발생하기 전 작은 리허설에 불과하다”며 “최고지도자 아부 바크르 알 바그다디와 아부 오마르 알 시샤니가 미국 어느 곳을 언제 공격할지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파리=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